빌 리처드슨 미국 전 유엔대사는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것에 대해 "북한이 우리 국민을 그런 식으로 대우하는 현시점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 시도에 과히 좋은 상황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18일(현지시간) 뉴욕 주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웜비어 사건으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한층 복잡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예측불가능한 녀석이고 잔혹하리라는 것 외에는 잘 모르지만, 만약 우리의 젊은 대학생이 그의 방식대로 대우받았다면 그는 몹시 잔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처드슨 대사는 "북한은 설명해야 할 것들이 많다"며 "왜 미국을 대표하는 스웨덴 정부를 통해 미국에, 그리고 적절한 국제의료기구에 (웜비어 상태를) 통보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송환된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을 여행하다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선고 직후인 작년 3월 혼수상태가 됐지만 북한은 1년 넘게 그의 상태를 숨겼으며, 그가 재판 후 보툴리누스 중독증(식중독)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웜비어가 입원 치료 중인 신시내티 주립대 병원 의료진은 "그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광범위한 뇌조직 손상의 식물인간 상태"라고 밝혔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웜비어 사건에 대해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비판하며 "다만 적어도 지금은 (석방이 이뤄져) 웜비어의 가족이 그의 곁에서 간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성명을 통해 "웜비어의 상태가 북한 내 구금자 인권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혼수상태에 빠진 웜비어와 관련해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황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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