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교육특구 강남권 집값 급등? 文 부동산대책 엇박자 우려
입력 2017-06-16 16:19  | 수정 2017-06-16 20:13
김상곤發 교육평준화 쇼크
경기도교육청을 시작으로 외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가 본격 추진되면서 강남 부동산 가격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우수한 일반고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이들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위장 전입하려는 학군 수요는 물론 공교육 변별력 저하로 인해 대치동 등 입시학원들이 몰려 있는 지역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지역은 대부분 최근 전국 집값 가격 급등을 주도한 인기 지역이어서 부동산시장 안정을 추구하는 정부 정책과 서로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다 외고·자사고까지 폐지되면 강남 8학군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휘문고·현대고·세화고 등 유명 자사고들이 대부분 강남에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대거 강남으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는 학교와 학원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외고·자사고 폐지가 일반고를 정상화시킨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학원가로 유명했던 지역의 인기가 조금 시들해지는 반면 명문 학교 인근 지역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고등학교 학군이 되살아나면 중계동 등 학원가 지역에서 반포동 등 우수 학교 인근 지역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 입시에서 내신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전통 학군에 속한 명문고 진학이 대학 입시에 유리하지 않다면 굳이 인근 지역으로 이사가면서까지 자녀를 입학시킬 필요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그동안 대치동 등 학원가 주변 주택이 각광받았던 것은 특목고 입학에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외고·자사고가 폐지되면 이들 지역으로 이사할 필요가 작아지기 때문에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사고·외고 폐지로 전통 8학군 집값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대입제도 개편이 잘 연계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8학군으로 이사하지 않더라도 자녀를 대학에 입학시키는 데 큰 지장이 없도록 대입제도를 바꾸는 것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투자솔루션부 수석전문위원은 "대입제도가 아직 어떻게 실시될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자사고·외고 폐지가 강남 8학군 지역 주택 가격에 어떤 결과를 미칠지는 지금 단계에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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