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롯데케미칼 `말레이 자회사` 상장 대박 예고
입력 2017-06-16 16:13  | 수정 2017-06-16 19:42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자회사인 LC 타이탄(이하 타이탄)이 다음달 말레이시아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힘입어 시가총액은 최대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10년 롯데케미칼에 인수된 지 약 7년 만에 기업가치가 3배 이상 오르며 일찌감치 상장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타이탄은 공모희망가를 주당 7.6링깃(약 2016원)에서 8링깃(약 2122원)까지로 확정했다. 이달 말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달 중순께 상장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공모는 전량 신주 모집 방식으로 이뤄진다. 공모 주식은 7억4048만주이며 전체 공모금액은 희망가 상단 기준 59억링깃(약 1조5600억원)에 달한다.
타이탄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대표 석유화학 기업이다. 이번 상장이 완료되면 시가총액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0년 롯데케미칼이 타이탄을 인수한 가격(1조5000억원) 대비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타이탄은 롯데케미칼에 인수된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롯데케미칼 전체 실적에서 타이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영업이익 20%, 순이익 21%에 달한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탄 상장은 롯데케미칼이 그동안 저평가 받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공모자금을 인도네시아 나프타 분해시설과 말레이시아 NC공장 및 PP공장 증설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업체인 타이탄케미컬 지분 100%를 1조5000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지만 인수 직후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과 공급과잉, 가격 경쟁 심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2011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60% 줄어든 377억원까지 감소했고 이듬해에는 26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부진이 거듭되자 '실패한 인수·합병(M&A)'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타이탄의 실적은 2015년부터 개선되기 시작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2조2850억원, 영업이익 5058억원, 순이익 37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2%를 기록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타이탄 상장이 완료되면 국내 기업의 국외 M&A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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