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초 도쿄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14일 도쿄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 지지율이 22.6%로 집권 자민당 지지율(17.1%)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달 초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도민퍼스트회가 자민당 지지율과 동률(각 27%)을 보인 데 이어 첫 추월한 것이다. 도쿄신문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약 40%로 높은 편이지만 도민퍼스트회 약진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 1일 자민당을 탈당한 후 도민퍼스트회 대표로 취임해 독자 정치세력 규합에 나선 바 있다. 도민퍼스트회는 고이케 지사가 개혁기치를 내걸고 만든 정치인 양성소 '희망의 학원'이 모태다.
고이케 지사에 대한 지지율은 무려 60~70%대로 아베 신조 총리보다도 높다. 도쿄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고이케 지사 개인의 지지율이 도민퍼스트회 지지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이케 지사는 2020도쿄올림픽 비용 감축, 쓰키지 수산시장 이전 문제 등 민감한 시정 이슈에 대해 도민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며 과감한 리더십으로 돌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쿄도지사 선거 당시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젊은 유권자들의 불만이 가장 컸던 보육소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또 아베노믹스와는 별개로 도쿄도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완화와 도심재개발 등을 추진하며 독자적인 색깔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초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도민퍼스트회가 얼마나 선전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전국 선거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파급력이 크다. 지난 2009년 자민당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후 동력을 잃고 당시 민주당(현 야당인 민진당)에 정권을 내주기도 했다. 도민퍼스트회는 총 127석이 걸린 도쿄도의회 선거에 모두 48명의 후보를 낼 예정이다.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이루고 있는 공명당이 이번 도의회 선거에서는 자민당이 아닌 도민퍼스트회와 손을 잡은 것도 힘이 되고 있다. 도민퍼스트회와 공명당은 과반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도민퍼스트회가 승리를 할 경우 고이케 지사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케 지사는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를 이을 차기 총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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