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드미, 24시간 영업시 무이자 대출에 공짜 리뉴얼까지
입력 2017-06-13 14:47  | 수정 2017-06-13 16:01
위드미 코엑스점 전경 [사진 = 매경DB]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편의점 위드미가 운영체제 전환을 앞둔 가운데 점주지향형 '3무(無) 정책'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3무 정책이란 ▲순이익의 40%에 달하는 로열티 ▲중도 폐점에 따른 위약금 ▲365일·24시간 강제영업을 편의점주에게 일절 요구하지 않는 제도다. 이는 CU나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빅(big) 3 편의점과 다른 위드미만의 운영전략으로 상징성을 띄었다.
1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위드미는 최근 점주들을 대상으로 계약기간 변경과 24시간 운영체제를 유도하기 위한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말이 프로모션이지 본사의 '암묵적 요구'라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위드미 본사는 5년 계약과 24시간 운영을 약속한 점주에게 무이자로 1000만원을 대출해주고 점포 리뉴얼에 따른 인테리어 비용도 본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제품을 사입해 판매하는 위드미 점주들에게 1000만원 무이자 대출은 결코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이다.
현재 위드미를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안 그래도 카드 결제가 대부분인데 장기연휴로 카드 대금이 제 때 들어오지 않으면 자영업자인 우리에겐 자금 압박이 심하다"며 "그런데 점포 5년 계약과 24시간 운영하는 점주만 이런 대출을 해준다고 하니 결국 계약조건과 운영방식을 바꾸란 얘기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본사가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는 인센티브도 점주들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위드미 본사는 최근 매장 리뉴얼을 실시하면서 5년 계약과 24시간 운영을 하는 점포의 리뉴얼 비용은 본사가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즉 기존 점주들에게 위드미 코엑스점 등 기존 점포와는 인테리어가 전혀 다른 랜드마크 매장처럼 리뉴얼 할 것을 본사가 유도하고 있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위드미를 운영하는 또 다른 점주는 "동일한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런 랜드마크 매장이 주변에 있으면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며 "리모델링을 안하면 괜히 구식 매장이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인테리어 변경을 하게 되고, 더군다나 그 비용을 5년 계약과 24시간 운영 시 본사가 해준다니 계약조건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위드미의 가맹점주 모집시 계약방식은 두가지가 있다. 인테리어 비용을 점주가 부담하면서 회비 60만원을 내는 '상생형'과 인테리어 비용을 본사가 부담하는 대신 매월 160만원의 회비를 내는 '창업지원형'이다.
상생형의 경우 2년 계약에 24시간 영업도 점주에게 강제하지 않는다. 반면, 창업지원형의 경우 5년계약에 중도 폐점시 본사에서 인테리어 비용을 감가상각해 점주에게 일부 청구한다.
최근 본사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은 창업지원형을 선택한 점주들에게 그야말로 혜택을 늘리는 한편, 24시간 운영체제까지 선택하면 더 많은 혜택을 얹어준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업계에서는 위드미의 '3무 정책' 변화 내지는 해당 정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흘러나온다.
2년 상생형으로 점포 계약 후 재계약 시점이 다가왔다는 한 점주는"본사가 '각종 혜택을 보려면 창업지원형으로 재계약해라'는 식인데, 이렇게 상생형과 창업지원형 사이 혜택의 차이를 계속 두다보면 타 편의점 브랜드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5년 계약이나 24시간 영업 등이 강제 사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측은 "현재 점주들을 대상으로 점포 리뉴얼 작업에 따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꼭 24시간 영업을 해야하거나 5년 계약을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2년 계약보다는 5년 계약이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혜택을 더 많이 주려고 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달 31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위드미의 점포수 및 매출 증대를 위한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정 부회장이 위드미의 상징인 로열티·위약금·24시간 강제영업 등이 없는 이른바 '3무 정책'을 어떻게 손질할 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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