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라는 파고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하려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중소기업이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57회 희망 중소기업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업하기 좋은 국가는 단연코 우리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 5000만의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과 비교해 왜소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대기업, 중소기업, 혁신기업이 골고루 분포돼있고 통신환경 등도 매우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안 회장은 "택시가 1대도 없는 우버는 세계 최대의 택시업체가 됐고 호텔이 하나도 없는 에어비앤비는 힐튼보다도 기업가치가 더 높다"며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탈피해 혁신적 아이디어와 시스템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파트너쉽을 구축하거나 적극적인 M&A가 필요하다"며 "전 산업에서 기업 간 경쟁보다 플랫폼 간 경쟁으로 산업구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굉장히 다양한 기술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며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선택하고 융합을 통해 조화를 이룰 것인지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건준 회장이 대표로 있는 크루셜텍은 2001년 설립된 기업이다. 블랙베리에 탑재됐던 OTP(광학입력장치)가 큰 성공을 거뒀고 OTP를 바탕으로 지문인식 기능이 있는 BTP(모바일 지문인식 솔루션)를 선보여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크루셜텍은 최근 구제역 예방 분야의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크루셜텍은 체온센서를 개발해 스마트폰에 탑재하려고 했다. 스마트폰을 신체에 접촉하지 않아도 체온을 0.1도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안 회장은 "원래 인체용으로 개발했지만 지난 구제역 유행을 보면서 가축에도 적용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소의 귀에 넣어 체온을 0.1도 단위로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기술로 응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정희 중소기업학회장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이 이뤄지려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중소기업이 혁신을 이뤄야한다"며 "중소기업에 얼마나 많은 인재가 모이는가가 중요한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벤처에서 답이 나와야한다"고 강조했다.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역대 정부마다 처음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를 강조하다 시간이 지나면 대기업 프렌들리로 바뀌면서 '중기 중심 경제'는 항상 립서비스에 그쳤다"며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제대로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중소' 이름이 붙은 정부기관도 2류, 3류 대접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힘이 약하던 중소기업청이 이번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되면서 중소기업계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신생 중소벤처기업부에 힘이 실리려면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중심 경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중소기업이 대기업처럼 투자와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욱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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