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리인상 깜빡이 켠 韓銀, 언제 올릴까
입력 2017-06-12 17:46  | 수정 2017-06-12 19:41
◆ 금리인상 방향 트나 ◆
통화 정책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미 올해 미국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린다고 시사한 만큼 한은도 급격한 자본유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외환시장이 크게 위험하지 않고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국 시장에서 자본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적으로 자본 이동은 금리뿐만 아니라 환율 변수도 고려해야 하는데, 환율 상승 기대가 확산되면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 이후 채권 금리가 일부 반등한 것도 이제는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1년 동안 동결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인상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면서 "채권의 단기 매물이 나왔던 것은 기준금리 인상을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이날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당장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대외 여건이 개선됐지만 내수가 여전히 회복하지 않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한은에서 다른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신호를 준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갈등하는 것을 위험 요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만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갈등을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카드를 꺼내거나 환율조작국 지정을 시사하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이 거시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진단도 내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사드 배치라는 두 가지 요인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김동연 부총리도 주요국과 통화스왑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 부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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