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경연 "DTI 강화해 가계부채 줄이면 경기위축 효과도 커"
입력 2017-06-12 16:50 

가계부채 감축을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LTV·DTI 변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및 거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감축을 위해 DTI 규제를 강화할 경우 경기위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회원국 평균인 74%를 넘을 뿐만 아니라 스웨덴, 캐나다 등 몇 개국을 제외하고 최상위권에 속해 양적·질적 측면에서 위험수위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감축 방안으로 논의되는 DTI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하향조정은 현 상황에서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DTI·LTV규제를 각각 강화할 경우 GDP에 미칠 영향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연구 결과 DTI 규제 강화로 가계부채가 지난해 3분기 기준 1290조원에서 10% 감소한다고 가정할 때 GDP는 2조7090억원 감소했다. LTV 규제강화로 가계부채가 10% 감소한다고 가정했을 때 GDP는 1조9350억원 감소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LTV 상한을 10% 낮춰 규제를 강화할 경우 6.3%포인트 하락했고, 같은 방식으로 DTI 규제 강화 시 이 비율은 10%포인트 하락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DTI 규제강화로 인한 GDP 감소효과가 LTV보다 최대 1.4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제규모나 소득수준에 비해 주택가격이 높게 형성된 우리경제의 특성상 상환능력을 감안해 대출상한을 결정하는 DTI의 차입규제 효과가 LTV보다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입규제가 강화되면 이에 대한 소비탄력성이 큰 중·저소득층이 일반재와 주택에 대한 소비를 큰 폭으로 줄이기 때문에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소비와 투자 등 기본적인 펀더멘탈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시건전화 정책을 시행하면 실효성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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