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코미 진실공방, 공화-민주 대결로 확전
입력 2017-06-12 15:3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진실공방이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면대결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사법방해 혐의 수사와 청문회 진술을 요구하는 등 강공을 펼치고 있고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법방해와 무관하다며 엄호에 나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1일(현지시간) CBS 방송 인터뷰에서 "의혹의 구름을 걷어낼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녹음테이프를 갖고 있다면 당장 공개하는 것이고, 없다면 있는 그대로 없다고 해야 한다. 더 이상의 게임은 안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증언하겠다고 한 만큼 그가 상원에 직접 출석해 증언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법무부에 대한 감독책임은 법사위에 있다"면서 트럼프 캠프에서 좌장 역할을 했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정보위에 이어 법사위에도 출석해 증언할 것을 요구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사법방해는 아니라고 반격했다.
루이 고머트 공화당 하원의원은 의회전문지 더 힐에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래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메모를 남겼다고 했는데 (오바마 정부 시절의) 로레타 린치 전 법무장관이 그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했을 때는 메모를 남기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코미 전 국장의 발언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랭포드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FBI의 수사를 받고 있지 않고, 그가 러시아와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혐의도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의 대화는 사법방해라기보다는 일종의 부적절한 대화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과 나눈 대화 내용은 부적절하지만, 사법방해 행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코미 전 국장의 폭탄 증언 후폭풍이 미국 정가를 휩쓸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유유자적 자신의 골프장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전용기로 뉴저지의 자신의 골프장인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찾았다. 이곳에서 열린 결혼식에 '깜짝' 등장해 기념촬영을 하고, 자신을 지지했던 톰 맥아더 연방 하원의원 후원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를 떠나 주말 휴가를 즐긴 것은 지난 1월말 취임 이후 17번째다.
한편 공화당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좌충우돌' 언행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가만히 있으면 혐의를 벗을 수도 있는데 스스로 부적절한 발언으로 의혹을 부추겨 물러나는 사상 첫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위상이 지금보다 오바마 정부 때가 더 나았다"고 밝혔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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