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혈액주머니·주사기' 물로 씻어 다시 판매한 일당
입력 2017-06-12 14:51 
사진 = 연합뉴스

혈액 주머니와 수액 링거 주머니, 주사기, 소변 봉지, 의료용 비닐장갑 등 의료 폐기물을 물로 대충 씻어 플라스틱 재활용품으로 불법 판매해온 일당이 중국 공안에 붙잡혔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랴오왕(瞭望)은 후난(湖南)성 고급인민법원이 지난주 의료 폐기물과 병원 쓰레기 140여t을 세척한 뒤 분쇄해 판매한 일당 12명을 오염환경죄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12일 보도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인민경찰은 범인들이 위험 폐기물이나 유독 물질에 속하는 의료 폐기물을 음식이나 의료용, 건물 인테리어 등의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해 시중에 유통시켰을 가능성이 높아 우려하고 있습니다.

후난성 미뤄(汨羅)시 환경보호국 직원들은 지난해 4월 농가 뒷마당 작업장에서 장갑을 낀 수상한 남자들이 의료 폐기물과 병원 쓰레기 50여t을 세척해 파쇄하는 등 불법 가공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출동한 환경보호국 직원과 경찰들은 "현장에 가보니 의료 폐기물이 잔뜩 쌓여 있었으며 혈액 주머니에서 흘러나온 액체 잔류물과 피가 엉킨 주사기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으며 악취도 심했다"면서 "너무 끔찍해 몸서리를 쳤다"고 말했습니다.

쉬수리(徐樹立) 미뤄시 환경보호국 응급센터 주임은 "범인들은 사용한 의료장비를 폐기하거나 전문적인 기술로 재처리한 것이 아니라 물로 씻어낸 뒤 폐수를 하수도에 방류했다"면서 "인부들은 심지어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붙잡힌 범인들은 쓰레기 차량 운영업체로부터 폐기물을 t당 2천위안(22만5천원)에 사들여 폐기물을 종류별로 분류한 뒤 세척해 조각으로 만들어 수거업자에게 t당 5천위안(56만3천원)에 팔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뤄시 공안국 치안대대 인민경찰인 런상푸(任上夫)는 "이렇게 수거한 플라스틱 조각은 파이프나 일회용 음식 포장지, 의료장비 등을 제조하는 용도로 사용됐다"면서 "모두 짜고한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습니다.

미뤄시 환경보호국이 압수한 증거품에는 후난성 샹탄(湘潭)과 주저우(株洲), 후베이성의 샹양(襄陽) 등지의 병원에서 버린 혈액 주머니와 링거 주머니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런상푸는 "대부분의 폐기물은 공공 의료시설에서 버린 것"이라며 "병원 자산관리회사와 청소용역업체, 재활용 기업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관계자들은 "국가급 병원들이 청소 담당 직원들의 봉급을 충분히 주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의료품 폐기물을 업자에게 몰래 판매하는 것을 병원 측도 눈감아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후난성 당국이 이들의 불법 행위를 적발하는데는 6개월이 걸렸습니다. 후난성과 후베이(湖北)성, 광둥(廣東)성, 허베이(河北)성, 장쑤(江蘇)성 등의 판매업자와 공급업자는 물론 병원 자산관리회사 관계자 등 12명이 구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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