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BGF리테일 주가 `흔들`…지주사 전환 안 먹히네
입력 2017-06-12 14:37 

BGF리테일이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기업 투명성을 높이는 호재라는 분석과 실익이 없다는 시각이 맞부딪히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모습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투자회사 BGF와 사업회사 BGF리테일로 분할한다. BGF는 존속법인으로서 자회사를 지배하고, 핵심 사업인 편의점 부분은 BGF리테일이 맡는다. 회사는 오는 11월 1일 인적분할해, 12월 8일 새로 상장한다.
회사 측은 "경영효율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며 "투명성을 제고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 속에서 BGF리테일 또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를 놓고 금융투자업계가 엇갈린 분석을 내놓으면서 주가는 낙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BGF리테일은 공시 다음달인 지난 9일에는 8.33% 하락 마감했으며, 이날도 오후 2시 30분 현재 4.74% 떨어지고 있다. 지주사 체제로 회사를 재편하면서 경영 효율성이 높이고 배당성향이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실익이 적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지주회사는 0.65, 신설사업회사는 0.35의 비율로 나뉜다"며 "현금보유 또한 동일 비율로 분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회사의 현금 보유가 늘어나 적극적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주사의 보유 현금 활용도가 커지면서 기업가치가 극대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이번 분할에 대해 '지켜보자'는 태도를 보였다. 대부분의 자회사가 편의점과 연계된 사업을 하고 있어 분할 이후에도 재평가할만한 부문이 적고, 순환출자 등의 이슈가 없어 지주사 전환의 의미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주가에 밸류에이션 또한 충분히 반영돼 추가 상승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편의점 업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에 달한다. 유통업종 평균 PER(12배)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주가 방향은 결국 투자회사의 행보에 따라 결정될 확률이 높다. 공시에 따르면 분할 후 지주회사의 자산과 자본은 각각 6331억원, 5477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이 일부 투자회사에 남으면서 앞으로 신사업의 수익성과 추진 방향에 따라 주가 흐름이 변할 수 있다. BGF리테일이 편의점 사업의 우수한 현금 창출력과 재무상태에도 불구하고 신규 투자에 보수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가 편의점보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현금을 재투자한다면 기업가치가 올라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하락할 수도 있다"며 "BGF가 BGF리테일의 지분을 매입할 때는 현금을 쓰기보단 현물출자나 지분스왑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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