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 정체로 숨막혔던 우유시장, 구세주는 가공유
입력 2017-06-11 14:47 


초코, 바나나, 딸기 등 가공우유가 저출산 여파로 수년간 정체 상태였던 우유 시장을 구했다. 가공우유의 높은 인기에 지난해 전체 우유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2조원 대를 돌파했다. 용량과 용기를 다변화하고 유명 캐릭터를 우유 포장지에 입히는 등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이 늘어났다는게 유업계 분석이다.
11일 시장조사기관 AC닐슨과 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효유와 분유를 제외한 전체 우유 시장 규모는 2조 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이는 전체 우유시장 규모가 2012년 1조 9160억원, 2013년 1조 9230억원, 2015년 1조 9600억원으로 수년간 1% 이하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우유 시장 성장의 견인차는 단연 가공 우유다. AC닐슨에 따르면 가공우유 시장은 2013년 약 5369억원에서 지난해 721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유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 시장은 성장 정체의 늪에 빠진 반면에 가공우유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으며 올해에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공우유의 성장 비결로는 용량과 용기를 세분화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소비자 층을 공략하는 것이 꼽힌다. 푸르밀은 그동안 멸균팩으로만 출시했던 '바나나킥 우유'를 지난 1일 우유팩 형태로도 새롭게 선보였다. 용량도 200ml와 300ml로 다양하게 늘렸다. 푸르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2030세대 사이에서 가공유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보고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바나나킥 우유는 푸르밀과 농심이 협업해 만든 가공유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1일 어린 아이들도 한번에 마시기 좋은 소용량 가공유 제품을 내놓았다. 일명 '파스퇴르 바른목장 바나나우유'다. 120ml 소용량으로 출시된 신제품은 지난 1월에는 1L 짜리로도 출시됐다. 매일유업 역시 딸기, 초콜릿, 커피우유를 200ml와 250ml로 선보이는 중이다. '우유속에 코코아' 제품은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 층을 겨냥해 1000ml로도 나온다. 용기 또한 카톤팩과 테트라팩 등으로 세분화됐다.
캐릭터와 협업(콜라보레이션)한 편의점 PB 가공우유의 인기도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GS25는 지난해 유제품 매출이 전년보다 31.1% 성장하며 전체 카테고리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올해 1~5월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7% 뛰었다.
특히 캐릭터를 활용한 가공우유가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는 게 GS25 측의 설명이다. GS25는 2014년 출시한 PB제품 '스누피 우유'가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자 지난해 9월 '미니언즈 우유' 3종을 새롭게 내놓았다. 미니언즈 우유는 첫 출시 후 올해 5월까지 9개월 만에 약 1200만개나 팔리며 대박을 쳤다. 이에 GS25는 지난달 11일 '무민 우유'를 추가로 선보인 바 있다. 스누피, 미니언즈, 무민은 모두 유명 만화 캐릭터다.
'개콘우유'는 세븐일레븐의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상품이다. 유명 개그 프로그램의 메인 캐릭터들을 바나나, 커피, 초코, 딸기우유에 각각 적용한 게 특징이다.
PB 상품이 아니더라도 편의점에선 일동후디스의 '포켓몬 우유', 서울에프앤비의 '바바파파 우유' 등 많은 캐릭터 상품을 추가로 찾아볼 수 있다. 실제 CU는 총 80여개의 유제품 중 12개가 캐릭터 상품이라고 밝혔다.
이종진 GS리테일 편의점 유제품 MD는 "기존에 없었던 차별화된 맛과 캐릭터가 들어간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 등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편의점 가공우유의 매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