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시민 50대 5명 중 1명 월세로…30대 절반도 월세살이
입력 2017-06-08 15:43 

서울시에 사는 50대들이 갖고 있던 집을 처분하고 월세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절반 가량도 월세 주택에 사는 것으로 조사돼 주거 환경이 열악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8일 발표한 '2017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민의 주택소유 형태는 자가 42.1%, 월세 31.3%, 전세 26.2% 순으로 나타났다. 월세 비중이 10여년 전 대비 10.9%포인트(p) 이상 증가해 2003년 조사시작 후 처음으로 월세가 전세 비중을 추월했다.
특히 50대 가구주의 자가 비중은 재작년 61.6%에서 지난해 52.7%로 큰폭 감소한 반면, 월세 비중은 13.8%에서 22.4%로 급증했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글로벌미래센터장은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소위 베이비부머들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50대가 보유한 주요 자산인 집을 팔아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경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30대의 월세 비율은 2005년 19.4%에서 지난해 45.6%로 10년새 2.4배 뛰었다. 지난해보다도 4.1%p 증가했다. 경제 활동의 중추인 30대가 집을 살 수 있는 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 센터장은 "집 소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느낀 30대들이 집을 사는 대신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 소유의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전셋값이 뛰자 아예 저금리 기조를 틈타 빚을 내 집을 산 자가주택 거주 30대는 24.8%로 2015년(12.0%)보다 배로 늘었다. 반면 빚을 진 30대의 81.8%는 이유를 주택구매·임차를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는 2010년 조사(62.7%)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서울 가구의 절반 이상이 1∼2인 가구여서 가구 규모가 축소된 것도 월세 가속화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9.9%, 2인 가구는 24.9%로, '1∼2인 미니 가구'가 54.8%에 달했다. 특히 25∼34세 청년층의 1인 가구 비중이 29%로 가장 높았다.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서울시민은 여전히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후 희망하는 거주 형태를 조사한 결과 61.1%가 아파트, 24.2%는 단독주택을 희망했다. 특히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파트 키드'가 많은 30대는 75.2%가 아파트 거주를 희망해 전 연령대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한 달간 서울시내 2만가구(15세 이상 4만5609명), 서울 거주 외국인 2500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해 이뤄졌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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