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랜저IG 자율주행 시승기…'속삭이는 애인' 같은 차
입력 2017-06-08 10:44 

그랜저IG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1만대 판매기록을 갱신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뒤늦게 시승체험에 나섰지만 결론은 '역시' 라는 말로 끝났다.

대부분 시승기에서 다양한 기능과 내외부 디자인에 대해 많은 언급이 있었으므로 이번 시승 목표는 자율주행에 집중했다.

그랜저IG의 자율주행은 앞차와 충돌방지 기능과 차선이탈 기능을 강력하게 보강했다.


그랜저IG의 자율주행을 사람과 비교하면 한마디로 '속삭이는 애인' 같다고 말할 수 있겠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서울 충무로역에 있는 회사에서 출발해 강변북로를 타고 축령산으로 향했다.

축령산으로 가려면 강변북로는 한참 돌아가는 길이지만 이 길을 택한 이유는 자율 주행 성능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늘 그렇듯이 강변북로는 꽉 막힌 차들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체험에 들어갔다.

핸들 오른쪽에 있는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켰더니 바로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시속 35km에서 브레이크와 엑설레이터에서 발을 살짝 떼었더니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려 앞차와의 일정한 간격, 약 10미터의 거리를 유지했다.

또 앞차가 속도를 내면서 거리가 멀어지면 자동으로 속도가 붙으면서 따라붙었다.

기존에 충돌 방지 기능이 앞차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멈추기만 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진보한 것이다.

꽉 막힌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번갈아 밟았다 떼었다 하며 발에 쥐가 나는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또 속도를 줄일때 앞차와의 거리를 4단계로 나누어 조절할수도 있어서 앞차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 끼어들기를 허용하는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된다.

혼자 운전하는 시승기였지만 마치 옆자리의 애인이 '자기야 앞차 출발했어….'라고 속삭여 주면 알아서 차가 가고 '자기야 앞차 조심해'라고 말해주면 알아서 속도를 줄여주는 방식이다.

만약 혼자 운전하다 졸기라도 하면 앞차와 충돌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수도 있는데 당연히'고맙고 예쁜 애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다음은 차선이탈 방지 기능을 만나볼 차례.
핸들 왼쪽 앞부분으로 손을 뻗어 '차선이탈 방지' 기능 버튼을 눌렀다.

잘 아시다시피 강변북로는 한강변을 따라 쭉 이어지는 도로다 보니 직선도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단 '차선이탈 방지' 기능을 믿어보기로 하고 시속 60KM 정도에서 핸들에 가볍게 손을 올린 체 힘을 빼 보았다.

청담대교에서 잠실대교를 향한 직진구간에서 차가 차선의 중앙을 지키며 거침없이 직진을 계속했다.

자칫 차선을 이탈할까 봐 불안한 마음이었지만 핸들이 조금씩 좌우로 움직일 때 핸들에 힘을 주지 않고 손을 얻은채 그대로 따라갔다.

주행 중에는 왼쪽 차선이나 오른쪽 차선으로 약간 치우치는 경향이 보였지만 직선 구간에는 차선을 정직하게 따라가는 주행이 계속됐다.

이제는 잠실대교를 지나가는 곡선구간이다.
이 구간은 왼쪽 10시 방향으로 굽은 도로인데 마찬가지로 핸들에 가볍게 손을 올려 두었지만, 핸들이 차선을 따라 왼쪽으로 자연스럽게 조금씩 돌아가며 주행이 계속됐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차가 차선을 잘 인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다른 차선으로 넘어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때 차가 다른 차선을 밟으면 핸들에 미세한 진동이 울린다.

차내 정숙한 환경을 위해 경고음 대신 진동으로 경고를 보내는 것인데 진동 크기는 핸드폰의 약한 진동 수준이다.

도로 바닥면이 울퉁불퉁해 타이어로부터 진동이 느껴진다면 차선을 넘을 때 핸들에 오는 진동을 못 느낄 수도 있다.

이 정도면 완전한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자율주행 동생 정도는 된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어디까지나 그랜저IG의 자율주행 기능은 운전보조수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자칫 졸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앞차와의 충돌을 방지해주고 차선이탈까지 방지해 주는 기능은 나와 내 가족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지켜주는 믿음직한 기능이다.

졸음운전으로 발생하는 사고는 80%가 사망한다는 보고서도 있을 정도로 졸음운전은 치명적이다.

어느덧 그랜저IG의 자율주행 기능에 푹 빠져서 운전하다 보니 축령산에 도착했다.

축령산을 배경으로 어우러져 있는 그랜저IG의 모습을 보니 '속삭이는 애인'생각이 절로 나는 것은 어떤 이유때문일까?

[ 강호형 기자 / bluegh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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