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섭게 치솟던 코스피가 최근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장중 2380선에 육박하던 코스피는 최근 2거래일 연속 하락, 2350선까지 밀려났다. 여기에 '삼재(三災)'라고 불릴 만한 글로벌 이벤트들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는 한껏 높아지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는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초부터 이어진 강세장에 지수는 이달 2376.83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였지만 기관 투자자들이 연일 매도공세를 펼치면서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특히 이날에는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영국 조기총선 등 3대 굵직한 대외 이벤트가 예정되면서 투자심리를 차갑게 얼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3개의 이벤트가 삼재(三災)로 작용, 코스피 조정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는 '트럼프 탄핵론'의 향방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청문회에서는 제임스 코미 전 FBI국장의 증언이 예정됐는데 만일 트럼프의 수사중단 외압을 폭로할 경우 미국 정치권은 또 한차례 혼돈에 휩싸일 수 있다.
이 가운데 코미 전 국장은 청문회에 하루 앞두고 성명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력과 충성 맹세 요구 등 시중에 돌던 의혹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마녀 사냥이라고 부인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탄핵론에 더욱 무게가 실려 탄핵소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뉴욕증시가 크게 흔들려 불안감이 국내 증시에 번질 공산 역시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같은날 열리는 영국 조기총선도 주목해야 한다. 현재 지지율은 집권당인 보수당이 우위에 있는 상황이지만 만일 집권에 실패한다면 브렉시트 절차 및 정치 불확실성이 증대되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파운드화가 출렁일 경우 국내증시에서의 유럽계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유럽 이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4월 이후 최근까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 자금이 유럽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환율, 채권금리 등은 코스피의 단기 상승에 한계가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이번 영국 총선 결과에 따라 외국인 수급변화,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CB 통화정책회의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시장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신호를 시장에 보낼 수 있어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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