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오너家 지분 변동에…계열사 웃고·울고
입력 2017-06-07 17:55  | 수정 2017-06-07 20:59
최근 5년 주가 영향력 분석
대기업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수치상 지분가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매일경제신문은 7일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근 5년간 총수 일가 핵심 인물의 지분율 변동이 눈에 띈 기업들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 결과, 가장 현저하게 지분율 변동이 있었던 인물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다. 현대차는 다른 대기업에 비해 지배구조 개편 속도가 더디지만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자동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014년 말 0%였던 현대차 지분율을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지분을 사들여 2015년 2.28%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2013년 말 40%에 달했던 이노션 지분율은 2014~2015년 2년간 매각하며 현재 2%까지 낮아졌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율도 2015년 1월 매각해 31.9%에서 23.3%로 떨어졌다.
정 부회장의 지분율 변동은 해당 기업들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3년 10월 11일 26만4500원을 기록한 후 2015년 7월 12만3500원까지 하락하던 현대차 주가는 정 부회장의 지분 매입 후 현재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는 2014년 말 28만6000원에서 올해 1분기 14만7000원까지 떨어졌고, 이노션도 2015년 말 7만원에서 올해 1분기 6만1600원으로 하락했다.

삼성그룹에선 단연 삼성물산이다. 최근 삼성이 삼성전자 주도의 지주사 전환 추진을 철회한 상황에서 총수 일가는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그룹 재편 과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초 지분 매입을 통해 삼성물산 지분율을 2015년 말 16.4%에서 현재 17.1%로 늘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4년 말 5.3%였던 롯데제과 지분율을 2015년 8.8%로 늘렸고, 올해도 추가로 매입해 현재 9.1%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제과가 보유 중인 롯데쇼핑(7.9%), 롯데칠성(19.3%), 롯데푸드(9.3%) 등 상장사와 롯데리아(13.6%)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율은 96.3%"라며 "롯데제과는 향후 보유 중인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 이후 가치 재평가와 식품사업 총괄 지주사로서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 주가는 2014년 말 18만원대에서 2015년 말 23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2016년 5월 액면분할한 이후에도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장내 매수를 통해 최근 5년간 효성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2012년 7.3%로 동생인 조현상 사장(당시 7.9%)보다 적었지만, 2013년 9.9%, 2014년 10.8%에 이어 올해 3월 14.2%까지 높아졌다. 효성 주가 역시 2012년 말 7만3000원에서 올해 3월 말 13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나덕승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은 그룹의 핵심 사업을 펼치고 있는 실질적인 지배회사"라며 "비교적 무난한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효성을 사업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 분할해 순수 지주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LG그룹의 후계자로 유력한 구광모 LG 상무는 지주사인 LG의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2012년 4.7%에 불과했던 지분율을 올해 3월 6.2%까지 확대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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