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 하이일드 채권 투자 트렌드 "미국 줄이고 호주 늘려라"
입력 2017-06-07 16:36 

최근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끈 해외 하이일드(고위험·고수익) 채권에 대한 해외 투자 추세가 변하고 있다. 가장 큰 투자처인 미국의 경우 "경기 개선 흐름이 더뎌지고 있다"며 비중을 줄이라는 현지 전문가들의 권고가 제기된다. 반면 호주의 경우 "경제 전망이 안정적"이라며 하이일드 채권 투자가 유망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5719억원이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이어진 유출세가 올 들어 반전된 이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의 원인은 단연 높은 수익률이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들은 평균적으로 10%가 넘는 연수익률을 내며 좋은 성과를 올렸다. 'AB글로벌고수익펀드'는 연수익률이 12.8%, '프랭클린미국하이일드펀드'는 연수익률이 12.3%로 우수하다. 김진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강북센터 PB 상무는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상승 분위기에 힘입어 안정적이지만 어느정도 수익률이 나오길 바라는 자산가들이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 많이 가입했다"며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여 하이일드 채권 발행 기업들의 신용이 좋아진 점도 투자가 늘어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경기 회복이 둔화되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현지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일부 선행 지표들에서 경기 회복세가 꺾일 조짐이 보이는데다 이미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가격이 오를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초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에는 미국 일부 지역의 경제 성장세는 둔화하고 기업들의 낙관론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장기 투자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김태화 삼성자산운용 뉴욕법인장은 "현지에서 발표되는 여러 지표들을 살펴 보면 미국 경기는 이미 정점을 지나서 서서히 내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올해 말까지 단기 투자는 괜찮지만 장기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제성 뉴욕라이프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미국은 1년 이내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충격이 발생하면 하이일드 채권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대신 호주의 전문가들은 경제 전망이 안정적이고 투자 수익률도 연 5~6% 가량 기대할 수 있는 호주 하이일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호주 하이일드 운용 전문기관인 야라캐피탈에 따르면 호주 하이일드의 평균 수익률은 6% 수준이다. 마크 버게스 야라캐피탈 이사회 의장은 "호주 하이일드 펀드가 미국 하이일드 펀드보다 훨씬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은 더 많이 낼 수 있다"면서 "최근 아시아에서도 일본이나 한국의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이 속속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는 은행 시스템이 워낙 우수해 하이일드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직까지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호주 하이일드 채권에 직접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관들 수요가 늘면서 점차 개인 투자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간접적으로는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를 통해 호주 하이일드 채권에 일정 비중 투자할 수 있다.
[멜버른 = 최재원 기자 / 뉴욕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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