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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 인터뷰②] 남기상 작곡가 “음악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입력 2017-06-07 13:53 
남기상 작곡가 사진=MBN스타 DB
인터뷰①에 이어서...
[MBN스타 백융희 기자] 성공에는 언제나 도전과 실패가 따른다. 누구나 실패를 경험하지만, 어떤 것에 대한 도전 없이는 실패도 없다. 즉 성공하기 위해선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겪어야 한다는 뜻이다. 꿈을 이루는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집념이다. 꿈을 이룰 때까지 노력을 거쳐 원하는 것을 이뤄내기 때문이다.

유명 인사들을 인터뷰할 때 종종 느끼는 감정은 성공은 환경이나 재능이 아닌 ‘마인드에 달렸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는 사람은 어떤 악조건의 상황이 와도 ‘하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고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다. 남기상 작곡가가 이를 잘 보여주는 케이스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노력을 통해 히트 작곡가 반열에 올랐고 이제는 후배 작곡가들을 끄어주는 입장이 됐다.

- 처음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

원래 가수 준비를 했었는데 회사 측과 의견이 안 맞아서 데뷔 직전에 무산됐다. 그래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연한 계기로 스타제국 회사와 인연이 됐다. 이후 그룹 쥬얼리 앨범을 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곡을 직접 만들어서 찾아갔는데 20번은 거절당했다. 성공할 때까지 수정작업을 거쳤다. ‘비 마이 러브(Be My Love)란 곡으로 데뷔할 수 있었고 이후 스타제국에서 프로듀서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 이렇게 들어보니 남들보다 순탄한 데뷔 과정을 거친 것 같다.

그건 아니다. 많은 노력을 했고 포기하려던 순간도 있었다. 집중도를 위해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은 뒤 음악을 시작했다. 그런데 첫 저작권료가 형편없었다. 꽤 많은 돈을 모아서 장비를 사고 곡 작업을 했는데 처음 작곡가 데뷔 후 통장에 20만 원이 남았다. 잔액이 0원이 되면 그만둘 생각을 했다.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그만둘 생각으로 스키장에 놀러 간 적이 있다. 그날 저작권료가 들어오는 날이었는데 상상 이상의 저작권료가 들어왔다. 그날부터는 음악으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하게 되더라.(웃음)”

- 가장 열심히 한 시기가 있었나?

꽤 오랜 시간 음악을 하고 있지만, 악보를 잘 못 본다. 과거 기타를 쳤었는데 자주 쓰는 코드를 외워서 피아노 연습을 했다. 처음 시작할 땐 정말 열심히 했다. 약 6개월 정도를 건반 앞에서 밤을 새운 것 같다. 젊음이 잠으로 소진되는 게 아까워서 자는 시간도 줄였다. 당시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컴퓨터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음악 작업을 했다. 그리고 원래 보수적인 사람인데 틀에 갇히는 것 같아서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기도 했다.”

- 이렇게까지 한 이유가 있나?

너무 좋으니까. 돈이 없어서 길에 떨어진 꽁초를 피운 적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내 CD를 만드는 게 꿈이었는데 점점 꿈에 가까워지는 게 느껴지면서 멈출 수가 없었다. 이걸 하는 것 만이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었기 때문에 안 할 수가 없었다. 실패를 많이 했지만, 음악은 배신을 안 한다는 게 매력이다. 걸스데이 곡으로 잘 되기까지 기다렸던 시간이 14년이다. 요즘 음악 하는 친구 중 자신을 ‘백수라고 표현하는 친구들을 봤는데 돈을 못 벌어도 직업이다. 자부심을 느끼고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내 곡이 한 가수의 타이틀이 될 경우 수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그만큼 책임감과 확고한 방향성을 가지고 음악을 해야 한다.”
남기상 작곡가 사진=MBN스타 DB

- 좋은 음악이란.

기분 좋게 해주는 풍경같은 것. 누구나 노을이 지는 풍경이나 좋은 배경 안에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삶에 있어서 음악이 내 인생을 전부 책임져 주는 건 아니지만, 그 음악이 있으므로 일부 시간이 즐겁고 행복해지는 것 같다. 또 슬플 때 위로해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게 좋은 음악인 것 같다.”

- 작사, 작곡가를 지망하는 이들이 많다. 학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예술은 노력과 별개로 재능이 따라줘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배워서 되는 것일까?

꼭 배워서 잘 된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정말 좋아하고 무에서 유를 만들 만큼의 끈기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성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겠지. 늦게 시작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중 마흔이 다 돼갈 때 빛을 본 분들도 계신다. 다만 늦을수록 사회 구성원으로서 해내야 할 역할이 있으므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늦게 시작하면 어렵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때로는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이기적임을 갖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다만 이기저인만큼 더 치열하게 노력해야겠지.”

- 작곡 > 작사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전업 작사가로 살아남기도 어렵다는 말이 있다.

필력이 있는 글은 글만 읽어도 티가 난다. 좋은 작사 역시 글만 읽어도 좋다. 여기에 멜로디의 흐름에 맞춘 기승전결의 작사가 들어가야 하는데 어떤 면에선 작곡보다 어려울 때가 있다. 곡이 조금 부족해도 가사가 잘 붙어서 빛나는 경우도 있다. 음악은 여러 가지 악기들로 표현할 수 있지만, 작사는 글 하나로 다른 사람하고 다른 걸 표현해야 한다. 평범한 글이지만, 저 사람이 쓰는 글은 뭔가 다르단 걸 글만으로 보여야한다. 또 진짜 가사를 잘 쓰는 분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게 돼 있다.”

-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꿈을 갖고 도전했으니까 어떻게든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건 흔들리지 않는 거다. 누군가의 성공에 대해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지만, 시기가 다를 뿐이다. 작은 것에 연연해 하지 말고 뜻한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꿈을 꼭 이뤄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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