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재울의 화려한 계절…`반쪽 뉴타운` 벗는다
입력 2017-06-05 17:38 
오는 9일 사업시행인가총회를 여는 가좌역 인근 `가재울뉴타운8구역` 일대 전경. [이승환 기자]
'서울 서북부 뉴타운 3총사(가재울·아현·길음뉴타운)' 중 하나인 가재울뉴타운 일대가 개발 2막을 열었다.
업계에 따르면 8구역 조합은 오는 9일 사업시행인가 총회를 연다. 사업인가와 관리처분 총회 시기는 개발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고 비용 불확실성도 줄어들기 때문에 조합원 물건의 집값이 뛰는 기점이 된다. 오래된 단독·다세대주택이 들어선 8구역에는 앞으로 지하 3층~지상 26층 아파트 237가구와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조합은 내년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일반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8구역과 함께 '역세권 입지'로 꼽히는 9구역 조합은 지난달 서대문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변경 인가를 받았다. 9구역은 모래내시장과 서중시장을 재개발하는 곳으로 지상 23~29층 주상복합 4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은 이달 조합원 분양을 한 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일반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재울뉴타운은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과 남가좌동 107만5672㎡에 걸친 서북권 대규모 도시재생사업지로, 9개 구역(재개발 시 총 1만9556가구 규모)으로 나눠져 있다. 현재로서는 1~4구역이 입주를 마쳤다. 철거가 진행되는 5·6구역은 각각 6월, 11월 이후 일반분양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추진 여부를 두고 주민 간 갈등이 일었던 7구역도 5월 초 주민투표를 통해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사업 추진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가재울뉴타운 일대 아파트시장에도 훈풍이 불고있다. 남가좌동 A공인 관계자는 "5·6구역은 전용면적과 상관없이 조합원 물건에 최소 8000만원의 웃돈이 붙어있지만 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되는 상황"이라며 "알짜 입지로 꼽히는 8·9구역은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분양 대란' '할인 분양' 등이 발생했던 과거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2013년 분양한 가재울뉴타운 4구역 'DMC파크뷰자이'는 분양 초기 1550가구 중 1400가구 이상이 주인을 찾지 못해 미분양 대란이 발생했다. 높아진 부담금을 감당하지 못한 조합원들이 새 아파트 계약을 포기하고 기존 집값을 현금으로 받은 뒤 조합을 탈퇴(현금청산)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하지만 DMC파크뷰자이는 지난달 처음으로 전용 59㎡형(1단지)의 평균 시세가 6억원대를 넘어 최고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11·3대책' 여파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던 지난해 11월 말 이후에도 꾸준히 올랐다. KB부동산시세를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말 5억5500만원이었던 집값이 올 5월 말 6억1500만원으로 6000만원 뛰었다.
2009년 분양 후 입주 시(2012년 10월)까지 미분양이 이어지면서 '25% 할인 분양'에 들어갔던 3구역 'DMC래미안e편한세상'의 전용 84㎡형 평균 시세는 지난해 11월 말 6억7500만원에서 올해 5월 말 7억1500만원 선으로 올라섰다.
가재울뉴타운이 반전을 보이는 배경으로는 '개발 호재'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이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대는 그간의 부동산 경기 회복세 속에서 언론사 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 한 상암DMC 입주에 이어 수색·상암DMC 철도용지 개발, 월드컵대교 개통 등 개발 호재가 차례로 부각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 전문위원은 "가재울뉴타운 일대는 투자 인기 지역인 서북 3구(마포·서대문·은평) 지역임에도 초과이익환수제 변수와 9억원 초과 주택 중도금 대출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부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단지 내 상가 미분양 등으로 조합원 부담금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