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20대 여대생이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수년 간 기른 머리카락을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5일 대구과학대에 따르면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서세라(20·방송헤어전공 1학년)씨가 지난 2일 교내에서 열린 '학과 예술제'에서 길이 60㎝ 되는 자기 머리카락 절반을 잘라 기증했다. 서씨는 모발을 기증하기 위해 4년 넘게 머리카락을 길러왔다.
서씨가 모발 기증을 생각한 건 16살 때부터였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병원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가을에도 고깔모자를 쓰고 있던 한 소아암 환자를 만난 것이 계기가 돼 모발 기증을 결심했다. 항암 치료 탓에 머리카락이 빠져 모자를 쓸 수 밖에 없었던 소아암 환자들에게 가발을 선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서씨는 줄곧 머리카락을 길렀고 혹시나 모발이 상할까 봐 염색이나 파마 한 번 하지 않았다.
이날 같은 학과 한지우(20), 김강은(20)씨도 각각 20㎝가량 모발을 잘라 기증했다.
대학 측은 가발 제작업체에 의뢰해 이들이 기증한 머리카락으로 가발을 만든 뒤 소아암 환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서씨는 오랜 기간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섭섭하지 않으냐고 많이 묻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지금부터 다시 길러 가발 재료로 사용할 만큼 자라면 또다시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