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후끈 달아오른 궐련형 전자담배 전쟁
입력 2017-06-05 15:00 
BAT 코리아의 가열담배 '글로(glo)'

필립모리스 '아이코스(IQOS)'의 등장과 함께 떠오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올해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펼쳐질 전망이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코리아가 이르면 8월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glo)'를 국내 출시하겠다고 예고하면서다. 연초를 고온으로 쪄서 수증기를 만들어 피우는 이른바 '가열 담배(Tobacco Heating Product)'다. 아이코스와 메커니즘이 거의 동일해 정면 승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일 BAT코리아는 약 2000억원을 투입한 경남 사천공장 제2·3공장 증축공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번 증축으로 사천공장은 BAT 글로의 전용 궐련인 '네오스틱(Neostiks)'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거듭났다. 토니 헤이워드 BAT 코리아 사장은 "사천공장이 아시아 수출허브 역할과 함께 네오스틱의 글로벌 주력 생산기지 역할까지 맡게 됐다"며 "글로의 국내 출시에도 박차를 가해 가열 담배에 관심있는 한국의 성인 흡연자들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산 설비를 확충한 BAT코리아는 이르면 8월께 글로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네오스틱 생산이 가능해진 만큼 국내에서 생산한 궐련으로 아이코스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BAT관계자는 "국내 담배 생산시설 가운데 가열 담배 궐련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설비는 사천공장 만이 보유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소비자들에게 국내 생산한 네오스틱의 우수함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아이코스가 택한 가열 담배 방식은 전용 기기를 이용해 연소 과정 없이 높은 열로 담뱃잎을 쪄서 니코틴 수증기를 뽑아낸다. 니코틴 액상을 기화시켜 피우는 일반 전자담배와 달리 연초의 맛이 살아있어 애연가들에게 만족도가 높다. 특히 담배 특유의 냄새는 거의 나지 않고 타르 등 유해물질이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일본 센다이 지역에 첫 선을 보인 글로는 출시 6개월 만에 지역 담배시장 7%를 점유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아이코스는 애연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한국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 지난 달 27일부터 서울 광화문·가로수길 직영점에서 시작한 사전판매에 수천 명이 몰려 화제가 됐고, 이달 5일부터는 편의점 CU를 통해 전국 판매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향후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체 담배시장의 5~10% 가량을 차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올해 4월 기준으로 전체 담배시장의 8.8%를 아이코스가 차지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글로가 연내 전국 판매에 들어갈 경우 점유율 10%대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통계청 '2016년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담배 반출량은 37억4000만갑 수준으로 점유율 10%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3억7400만갑 규모의 시장이 궐련형 전자담배로 이동하게 된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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