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3일 현재 2017년 KBO리그 홈런 부문 1위는 최정(SK). 지난해 홈런왕은 올해도 17개의 타구를 외야 펜스를 넘기며 맨 위에 올라있다. 최정 이외에도 최형우(KIA), 김재환(두산), 이대호(롯데), 스크럭스(NC), 에반스(두산), 로맥(SK) 등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거포가 즐비하다. 장타자로서 자질을 갖춘 한동민과 김동엽(이상 SK)은 이미 시즌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구자욱(삼성)이 12홈런으로 5위에 올라있다. 쟁쟁한 거포 사이에서 눈에 띈다. 구자욱은 3일 대구 KIA전에서 5회 2사 3루서 팻딘의 높은 공(144km)을 놓치지 않았다. 구자욱의 홈런을 발판 삼아 삼성은 짜릿한 뒤집기로 4연승을 내달렸다.
구자욱은 지난 2년간 224경기에서 25개(11개-14개)의 홈런을 쳤다. 홈런타자 이미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구자욱은 예전의 구자욱과 다르다. 홈런 페이스가 상당히 빠르다. 이 페이스라면 144경기 기준 32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시즌 개막 전 구자욱에 대해 20홈런을 거뜬히 할 것이라고 했다. 기대 이상이다. 그런데 놀랍지는 않다. 구자욱의 변신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도 구자욱이 장차 이승엽의 뒤를 이을 간판선수이자 거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는 분명 있다
올해 KBO리그 가이드북에 소개된 구자욱의 신체조건은 189cm, 75kg이다. 딱 봐도 우락부락한 체격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왜소한 체격이었다. 교타자에 가까웠다. 경북중-대구고를 졸업한 구자욱이 학창시절 기록한 홈런은 0개였다.
프로에서도 콘택트 능력은 인정받았다. 1군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15년, 구자욱은 타율 0.349으로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이듬해 그는 허리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음에도 타율 0.343을 기록했다. 타율 부문 6위였다.
하지만 그는 조금씩 타구를 멀리 날렸다. 해마다 홈런이 증가했다. 그리고 장타도 늘었다(장타율 0.534→0.547). 30%대였던 그의 장타 비율은 올해 절반 가까이 올랐다. 64개 중 31개(48.44%)가 장타였다. 장타율은 0.599까지 치솟았다. 그보다 위는 딱 3명이다.
구자욱은 장타 비율 증가에 대해 그냥 이상하게 타구가 멀리 날아간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저 운일 리가 없다.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보통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입문한 선수는 선배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다. 기본기, 힘, 스피드 등 여러 가지다. 구자욱은 무엇보다 힘이 부족했다. 그러나 점점 힘이 붙었다. 비시즌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다. 구자욱은 정말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힘의 증가는 타구의 비거리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자연스레 홈런의 증가로 이어진다. 타구 속도가 빨라지면 더 멀리 날아가기 마련이다.
구자욱 외에도 탄탄한 몸을 갖추면서 힘의 증가로 장타자가 되는 경우는 몇 년 사이 꽤 있었다. 이제는 인식이 달라졌다. 웨이트 트레이닝 열풍의 선두주자가 넥센이었다. 수많은 넥센 선수들이 시즌 종료 후 이듬해 스프링캠프 전까지 약 3개월 동안 땀을 흘렸다. 그 3개월로 강정호, 유한준 등은 홈런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넥센은 거포군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심에 이지풍 트레이닝코치가 있다.
이 코치는 관점의 차이라고 했다. 이 코치는 보통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입문할 때 왜소하다. 야구를 한창 잘 할 때의 몸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그 몸을 좀 더 빨리 만든다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부분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넥센에 잘 정착됐다.
홈런이 힘만 세다고 많이 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체력, 순발력, 배팅 타이밍 등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핵심도 단순히 힘의 증가만이 아니다.
이 코치는 해마다 단계를 밟는다. 레벨을 1에서 2로 올리면 이를 한 시즌 내내 유지해야 한다”라며 선수마다 강도의 차이가 있지만 프로그램의 큰 차이는 없다. 선수는 유연성, 힘, 근력, 밸런스 등 모든 게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계발해야 한다.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을 좀 더 다듬는 방향이다”라고 설명했다.
넥센에도 구자욱과 비슷한 유형이 있다. 2015년 신인상을 두고 경쟁했던 김하성이다. 김하성도 프로 입단 당시 마른 체형이었다. 고교 시절 외야 펜스를 맞히거나 원바운드로 넘긴 적이 있지만, 그가 기억하는 공식 경기 홈런은 1개뿐이다.
하지만 그는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2015년부터 홈런이 늘었다. 구장 효과 때문만은 아니다. 목동구장에서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전한 지난해에는 홈런 1개를 더 치면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김하성은 올해 중심타선에 배치되는 경우가 늘었다. 최근에는 4번타자까지 맡았다.
김하성은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이후 타구가 외야 펜스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비시즌 3개월 동안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근력을 키우다가 최대 무게를 점점 끌어올린다. 프로 데뷔와 비교해 웨이트 트레이닝 수준이 다르다. (바벨, 역기 등)무게도 2배 가까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급해선 안 된다. 단숨에 단계를 건너뛸 수도 없다. 어려울뿐더러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계단씩을 밟아가며 완만한 곡선을 그려야 한다고 야구 관계자는 입을 모았다.
김하성은 가이드북에 내 체중이 76kg(175cm)으로 소개됐는데, 2년 전 체중이다. 현재는 82,3kg이다. 시즌 중이어서 조금 빠져있다.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90~95kg이 목표다. 근력으로 키우는 거라 타격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차근차근 진행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도 구자욱에 대해 해마다 진화해야 한다. 지금은 정교함보다 장타력을 끌어올려야 할 시기다. 이제는 큰 스윙에도 힘이 실린다”라며 아직은 젊은 나이다. 단번에 근력을 키우기보다 해마다 늘려가야 한다. 3,4년 후를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좋은 타격도 홈런의 증가로 이어진다. 영원한 홈런왕 이승엽(삼성)이 대표적인 경우다. 부드러운 스윙과 정확한 타이밍은 타구를 더 멀리 날린다. 배팅 타이밍이 앞에 있을수록 타구에 힘이 실린다. 뒤에서 맞힐 경우 홈런이 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특히 스윙의 세기도 중요하다. 콘택트 스윙과 파워 스윙 중 어디에 중점을 두는 지도 직결된다. 기본적으로 후자가 홈런을 더 많이 칠 수 있다.
장타자가 되고 싶은 구자욱은 스프링캠프 동안 콘택트 스윙보다 파워 스윙을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이어 이승엽 선배가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다. 타격 훈련 시 같은 조에서 이승엽 선배의 스윙을 지켜봤다. 이승엽 선배가 스윙과 관련 좋은 영상을 보여주셨으며, 공에 회전을 주는 법 등을 가르쳐주셨다.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거포는 흔히 3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타자를 가리킨다. 승부의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게 홈런의 매력이다. 홈런타자는 어느 팀에게나 듬직한 존재이자 경계할 존재다. 지난해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총 7명. 외국인타자(테임즈, 로사리오)를 제외하면 5명(최정, 김재환, 이범호, 박석민, 최형우)이었다.
거포는 흔하지 않다.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올해는 지난해보다 ‘타고투저가 약해졌다. KBO리그 타율은 0.290에서 0.277로 낮아졌으며 경기당 평균 홈런도 2.06개(720경기 1483홈런)에서 1.80개(269경기 485홈런)로 감소했다. 그 가운데 프로 입문 당시 거포 이미지와 거리가 있었던 이들이 거포로 거듭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믿음과 함께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코치는 몸이 좋아지고 힘이 생기면 멘탈이 좋아지며 자신감을 갖는다. 타석에 섰을 때 ‘칠 수 있다라는 느낌이 든다. 야구를 흔히 멘탈스포츠라고 표현할 정도로 멘탈이 중요한 게 맞다”라고 했다.
힘이 붙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는 구자욱은 훗날 삼성과 KBO리그를 대표할 거포로 자리매김하기를 꿈꿨다. 구자욱은 개인적으로 장타자에 대한 욕심이 있다. 보통 장타를 많이 치면 좋은 유형의 타자라고 평가하지 않은가. 주목도 더 많이 받는다.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3,4년 후 더 성장한 구자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구자욱도 타격 밸런스가 안 좋아도 안타를 쳐야 하며, 그 기간을 줄여야 한다”라면서 내 스윙을 하며 상대에게 위협을 주는 타자가 되고 싶다. 나아가 홈런 30개, 그 이상까지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3년 전만 해도 김하성은 ‘어떤 타자가 되겠다고 그려본 적이 없다. 홈런 기록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지금도 자신을 가리켜 홈런타자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20홈런 전후의 중장거리 타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김하성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김하성은 2000년 박재홍 이후 맥이 끊긴 국내선수 30홈런-30도루에 도전할 후보로 꼽힌다.
체력, 힘 등 더 키워야 할 부분이 있지만 김하성은 올해 22세다. 성장 가능성이 크며 잠재력도 있다. 30홈런은 시간이 차차 지나면 도전할 목표다. 김하성은 홈런을 30개로 늘리는 건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도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구자욱(삼성)이 12홈런으로 5위에 올라있다. 쟁쟁한 거포 사이에서 눈에 띈다. 구자욱은 3일 대구 KIA전에서 5회 2사 3루서 팻딘의 높은 공(144km)을 놓치지 않았다. 구자욱의 홈런을 발판 삼아 삼성은 짜릿한 뒤집기로 4연승을 내달렸다.
구자욱은 지난 2년간 224경기에서 25개(11개-14개)의 홈런을 쳤다. 홈런타자 이미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구자욱은 예전의 구자욱과 다르다. 홈런 페이스가 상당히 빠르다. 이 페이스라면 144경기 기준 32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시즌 개막 전 구자욱에 대해 20홈런을 거뜬히 할 것이라고 했다. 기대 이상이다. 그런데 놀랍지는 않다. 구자욱의 변신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도 구자욱이 장차 이승엽의 뒤를 이을 간판선수이자 거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는 분명 있다
올해 KBO리그 가이드북에 소개된 구자욱의 신체조건은 189cm, 75kg이다. 딱 봐도 우락부락한 체격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왜소한 체격이었다. 교타자에 가까웠다. 경북중-대구고를 졸업한 구자욱이 학창시절 기록한 홈런은 0개였다.
프로에서도 콘택트 능력은 인정받았다. 1군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15년, 구자욱은 타율 0.349으로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이듬해 그는 허리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음에도 타율 0.343을 기록했다. 타율 부문 6위였다.
하지만 그는 조금씩 타구를 멀리 날렸다. 해마다 홈런이 증가했다. 그리고 장타도 늘었다(장타율 0.534→0.547). 30%대였던 그의 장타 비율은 올해 절반 가까이 올랐다. 64개 중 31개(48.44%)가 장타였다. 장타율은 0.599까지 치솟았다. 그보다 위는 딱 3명이다.
구자욱은 장타 비율 증가에 대해 그냥 이상하게 타구가 멀리 날아간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저 운일 리가 없다.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보통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입문한 선수는 선배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다. 기본기, 힘, 스피드 등 여러 가지다. 구자욱은 무엇보다 힘이 부족했다. 그러나 점점 힘이 붙었다. 비시즌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다. 구자욱은 정말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힘의 증가는 타구의 비거리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자연스레 홈런의 증가로 이어진다. 타구 속도가 빨라지면 더 멀리 날아가기 마련이다.
구자욱 외에도 탄탄한 몸을 갖추면서 힘의 증가로 장타자가 되는 경우는 몇 년 사이 꽤 있었다. 이제는 인식이 달라졌다. 웨이트 트레이닝 열풍의 선두주자가 넥센이었다. 수많은 넥센 선수들이 시즌 종료 후 이듬해 스프링캠프 전까지 약 3개월 동안 땀을 흘렸다. 그 3개월로 강정호, 유한준 등은 홈런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넥센은 거포군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심에 이지풍 트레이닝코치가 있다.
이 코치는 관점의 차이라고 했다. 이 코치는 보통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입문할 때 왜소하다. 야구를 한창 잘 할 때의 몸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그 몸을 좀 더 빨리 만든다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부분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넥센에 잘 정착됐다.
홈런이 힘만 세다고 많이 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체력, 순발력, 배팅 타이밍 등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핵심도 단순히 힘의 증가만이 아니다.
이 코치는 해마다 단계를 밟는다. 레벨을 1에서 2로 올리면 이를 한 시즌 내내 유지해야 한다”라며 선수마다 강도의 차이가 있지만 프로그램의 큰 차이는 없다. 선수는 유연성, 힘, 근력, 밸런스 등 모든 게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계발해야 한다.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을 좀 더 다듬는 방향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하성(오른쪽)은 30홈런-30도루에 도전할 후보로 꼽힌다. 그 역시 훗날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멀리 내다본다 넥센에도 구자욱과 비슷한 유형이 있다. 2015년 신인상을 두고 경쟁했던 김하성이다. 김하성도 프로 입단 당시 마른 체형이었다. 고교 시절 외야 펜스를 맞히거나 원바운드로 넘긴 적이 있지만, 그가 기억하는 공식 경기 홈런은 1개뿐이다.
하지만 그는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2015년부터 홈런이 늘었다. 구장 효과 때문만은 아니다. 목동구장에서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전한 지난해에는 홈런 1개를 더 치면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김하성은 올해 중심타선에 배치되는 경우가 늘었다. 최근에는 4번타자까지 맡았다.
김하성은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이후 타구가 외야 펜스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비시즌 3개월 동안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근력을 키우다가 최대 무게를 점점 끌어올린다. 프로 데뷔와 비교해 웨이트 트레이닝 수준이 다르다. (바벨, 역기 등)무게도 2배 가까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급해선 안 된다. 단숨에 단계를 건너뛸 수도 없다. 어려울뿐더러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계단씩을 밟아가며 완만한 곡선을 그려야 한다고 야구 관계자는 입을 모았다.
김하성은 가이드북에 내 체중이 76kg(175cm)으로 소개됐는데, 2년 전 체중이다. 현재는 82,3kg이다. 시즌 중이어서 조금 빠져있다.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90~95kg이 목표다. 근력으로 키우는 거라 타격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차근차근 진행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도 구자욱에 대해 해마다 진화해야 한다. 지금은 정교함보다 장타력을 끌어올려야 할 시기다. 이제는 큰 스윙에도 힘이 실린다”라며 아직은 젊은 나이다. 단번에 근력을 키우기보다 해마다 늘려가야 한다. 3,4년 후를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좋은 타격도 홈런의 증가로 이어진다. 영원한 홈런왕 이승엽(삼성)이 대표적인 경우다. 부드러운 스윙과 정확한 타이밍은 타구를 더 멀리 날린다. 배팅 타이밍이 앞에 있을수록 타구에 힘이 실린다. 뒤에서 맞힐 경우 홈런이 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특히 스윙의 세기도 중요하다. 콘택트 스윙과 파워 스윙 중 어디에 중점을 두는 지도 직결된다. 기본적으로 후자가 홈런을 더 많이 칠 수 있다.
장타자가 되고 싶은 구자욱은 스프링캠프 동안 콘택트 스윙보다 파워 스윙을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이어 이승엽 선배가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다. 타격 훈련 시 같은 조에서 이승엽 선배의 스윙을 지켜봤다. 이승엽 선배가 스윙과 관련 좋은 영상을 보여주셨으며, 공에 회전을 주는 법 등을 가르쳐주셨다.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구자욱(왼쪽)은 장타가 늘어난 비결에 대해 이승엽(오른쪽)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그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의 뒤를 이을 삼성의 간판 거포 후보다. 사진=김영구 기자
◆머지않아 도전할 30홈런거포는 흔히 3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타자를 가리킨다. 승부의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게 홈런의 매력이다. 홈런타자는 어느 팀에게나 듬직한 존재이자 경계할 존재다. 지난해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총 7명. 외국인타자(테임즈, 로사리오)를 제외하면 5명(최정, 김재환, 이범호, 박석민, 최형우)이었다.
거포는 흔하지 않다.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올해는 지난해보다 ‘타고투저가 약해졌다. KBO리그 타율은 0.290에서 0.277로 낮아졌으며 경기당 평균 홈런도 2.06개(720경기 1483홈런)에서 1.80개(269경기 485홈런)로 감소했다. 그 가운데 프로 입문 당시 거포 이미지와 거리가 있었던 이들이 거포로 거듭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믿음과 함께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코치는 몸이 좋아지고 힘이 생기면 멘탈이 좋아지며 자신감을 갖는다. 타석에 섰을 때 ‘칠 수 있다라는 느낌이 든다. 야구를 흔히 멘탈스포츠라고 표현할 정도로 멘탈이 중요한 게 맞다”라고 했다.
힘이 붙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는 구자욱은 훗날 삼성과 KBO리그를 대표할 거포로 자리매김하기를 꿈꿨다. 구자욱은 개인적으로 장타자에 대한 욕심이 있다. 보통 장타를 많이 치면 좋은 유형의 타자라고 평가하지 않은가. 주목도 더 많이 받는다.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3,4년 후 더 성장한 구자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구자욱도 타격 밸런스가 안 좋아도 안타를 쳐야 하며, 그 기간을 줄여야 한다”라면서 내 스윙을 하며 상대에게 위협을 주는 타자가 되고 싶다. 나아가 홈런 30개, 그 이상까지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3년 전만 해도 김하성은 ‘어떤 타자가 되겠다고 그려본 적이 없다. 홈런 기록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지금도 자신을 가리켜 홈런타자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20홈런 전후의 중장거리 타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김하성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김하성은 2000년 박재홍 이후 맥이 끊긴 국내선수 30홈런-30도루에 도전할 후보로 꼽힌다.
체력, 힘 등 더 키워야 할 부분이 있지만 김하성은 올해 22세다. 성장 가능성이 크며 잠재력도 있다. 30홈런은 시간이 차차 지나면 도전할 목표다. 김하성은 홈런을 30개로 늘리는 건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도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