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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간것도 아닌데..." 오승환이 생각하는 `WBC 후유증`
입력 2017-06-03 05:48 
오승환은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중 유일하게 WBC에 참가했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밀워키) 김재호 특파원] 3월중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시즌 준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그 관계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저 "캠프 기간 전력으로 경기를 하다보면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야구계의 일관된 생각이다.
그리고 그 주장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설득력을 얻는다.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참가한 세스 루고, 미국 대표로 참가한 드루 스마일리는 팔꿈치를 다쳤다. 멕시코 대표로 나선 아드리안 곤잘레스(다저스)는 팔꿈치 부상이 악화됐고,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나섰던 아드리안 벨트레(텍사스)도 대회 참가를 서두르다 종아리 부상에 발목잡혔다.
부진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있다. 평균자책점 10.80의 처참한 성적을 남긴 끝에 3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양도지명된 샘 다이슨은 미국 대표로 출전했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중 유일하게 WBC에 나간 오승환은 어떨까? 성적만 놓고 보면, 그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오승환은 4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50(12이닝 6자책)으로 부진했다. 피안타율은 0.280에 달했고, 피홈런도 2개를 허용했다. 볼넷 2개에 탈삼진은 10개였다.
그에 비하면 5월 이후 성적은 많이 안정된 모습이다. 패전과 블론 세이브가 하나씩 있었지만,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9(14이닝 2자책)으로 많이 안정된 성적을 기록했다. 볼넷 8개에 탈삼진 16개로 볼넷/탈삼진 비율은 나빠졌지만, 피안타율도 0.231로 낮아졌다.
오승환은 지난 2일 LA다저스와의 홈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초반보다는 힘이 더 강해진 느낌이다. 더 좋아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며 시즌이 진행될수록 더 좋아지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WBC 출전이 초반 부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나만 (그 대회를) 출전한 게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대회 출전 후 부상이나 부진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진 것에 대해서는 "우연의 일치"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나 스스로 '대회 출전이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거 같다"며 이 문제에 대해 스스로 의식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을 이었다. 한마디로 WBC 출전을 부진의 핑계로 대지 않겠다는 의지다.
대신 그는 시즌이 진행되면서 더 좋아지고 있는 이유로 따뜻해진 날씨를 꼽았다. "날씨 영향이 많은 거 같다"며 점점 더워지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지역 날씨에 맞춰 몸이 풀리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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