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權不十年…타워팰리스
입력 2017-06-01 17:41 
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있지만 "우리 집은 안 오르는데…"라는 소유주들이 있다. 한때 부의 상징으로 통하던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대표적이다. 폭등세를 보이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적고 일부이기는 하지만 가격이 하락한 사례도 나타났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자료에 따르면 타워팰리스1차 전용 164㎡가 지난해 9월 22억3500만원에 35층이 거래됐지만 같은 평형 46층은 올해 3월 이보다 4억원 가까이 낮은 18억5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타워팰리스2차 전용 162.6㎡도 지난해 7월 19억2500만원(11층)에서 올 4월 17억9000만원(12층)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타워팰리스 대형 평형은 인테리어에만 2억~3억원씩 쓰는 경우가 많아 가격을 단순 비교하긴 힘들지만 타워팰리스는 전반적으로 강남 아파트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약보합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타워팰리스의 약세 원인을 주상복합에서 찾는다. 타워팰리스 같은 주상복합 건물들은 이미 상업지 용적률 800%를 소진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고 건물 자체의 감가상각이 심하다. 실제 타워팰리스1·2차의 용적률은 각각 919%, 923%로 서울시가 정한 상업지 용적률 800%를 넘는다. 타워팰리스3차도 791%에 달한다.
부동산114 자료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올해 서울지역 주상복합 아파트 상승률은 0.58%로 서울 평균 상승률 1.5%에 크게 못 미쳤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허용 용적률을 다 쓴 주상복합 아파트를 재건축하려면 일반분양 없이 자기 돈 많이 드는 1대1 재건축밖에 없어 강남 집값 상승을 이끄는 재건축 투자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을 면적별로 보면 대형 아파트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올 들어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가격은 2.1% 상승했으나 대형 평형(전용 85㎡ 초과)은 가격 상승률이 1.2%로 크지 않은 편이다.
신 차장은 "재건축을 앞둔 압구정동이나 반포지역 외에 대형 평형들은 맥을 못 추는 상황"이라며 "대신 중형과 가격 차가 좁혀지자 대형 평형 거래는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편차도 심했다. 서울 중심부 노른자위가 아닌 외곽인 성북구, 강북구, 금천구는 상승폭이 각각 0.3%, 0.5%, 0.5%에 그쳤다.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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