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격세지감` 같은 듯 달라진 6월 증시 전망
입력 2017-06-01 10:38 

지난해 6월 국내 주식시장은 굵직한 대외 이벤트들에 시달리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제유가의 향방을 판가름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와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여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할 만한 악재에 밀려 지수는 1980선에서 출발해 월말 1970선까지 내려앉았다.
◆또다시 불거진 유럽發 정치 리스크…"올해는 다르다"
올 6월 역시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드 브렉시트(유럽 단일 시장 완전 탈퇴) 여부를 결정 지을 영국 총선이 8일 예정된 가운데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 역시 지난해와 달리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고 FOMC에서의 금리 인상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증시를 위축할 만한 이벤트가 이달 대거 예정돼 있지만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소폭 둔화돼 일시적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적 하락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
먼저 영국의 조기 총선은 이달 8일 진행될 예정이다. 시장은 현재까지 테리사 메이 보수당 정부가 의석 다수를 차지하며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이 총리는 올 초 하드 브렉시트 방침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된 사안인 만큼 브렉시트 자체를 저지하진 않겠지만 유럽 단일시장 탈퇴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고 거듭 지적해왔다. 현재 시장에서는 총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브렉시트 과정은 하드 브렉시트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밖에 6월 이탈리아 조기 총선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는데 유럽 정치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유럽계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지금 국면에서는 주도주 업황 호조와 글로벌 경기지표 개선세가 관찰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 급변에 따른 주도주 조정이 지수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조언했다.
◆중국 MSCI 편입 가능성↑…"자금 유출 우려 크지 않아"
지난해 6월과 마찬가지로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 여부가 이달 20일 결정된다. MSCI는 미국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다. 글로벌 외국인 큰손들은 해당 지수를 참고해 포트폴리오를 짜기 때문에 편입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서 중국 시장으로 자금 유출이 발생, 코스피 랠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편입 가능성이 매우 높다. MSCI가 올해 중국 A주 편입 방안을 변경 제안하면서 448개 종목에서 169개로 축소, 편입 대상 종목이 중대형주에서 대형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A주의 MSCI 편입이 코스피 자금 유출 요인이긴 하지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고 있는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는 약 4조원 수준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 편입에 따른 국내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비중 확대를 결정했고 경기·실적 뿐 아니라 수급 측면에서도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기관과 개인 등을 중심으로 일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났다. 기관투자자의 20일 평균 거래 대금은 2조5700억원, 국내 개인투자자의 20일 평균 거래대금은 5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15년 5월 이후, 2016년 6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6월 FOMC 금리 인상 가시권…시장은 '무덤덤'
미국의 6월 FOMC는 오는 13~14일 예정돼있다. 시장에서는 연준(Fed)이 이달 정책금리를 기존 0.75~1.00%에서 1~1.25%로 인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은 한국과 같은 신흥국 시장에 악재로 꼽힌다. 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국에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금리인상이 사실상 예견된 만큼 국내 증시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소폭 조정을 겪을 수도 있지만 이전 상승세를 감안할 경우 조정 흐름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무난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됐지만 시장은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6월 FOMC 회의를 계기로 환율·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채권 시장 불안이 미국 FOMC 회의와 맞물릴 경우 위험자산 선호심리 후퇴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달러 강세·위안화 약세가 채권금리 역전 심화로 이어질 경우 중국 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5월 중순 이후부터 투자심리에 균열을 가하는 이슈들이 불거지고 있는데, 아직은 편향된 투자심리가 관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멀지 않은 시점에 심리적인 변곡점이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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