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 프리미엄 생활가전 수출기지 `창원`…"세탁기 11초에 1대 생산"
입력 2017-06-01 10:01 
[사진 제공 : LG전자]



"11초에 드럼 세탁기 1대가 생산됩니다. 통돌이 세탁기는 더 빠르죠"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31일 창원공장 생산라인 투어에서 "1976년 50만대를 생산했지만 생산성이 10배 개선돼 같은 부지에서 현재 500만대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창원은 LG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수출 기지다. 약 140m 길이의 생산라인에서는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통돌이 세탁기 등 LG전자 의류관리 가전제품이 쉴 새 없이 생산되고 있었다.
LG전자는 지난 2015년 드럼 세탁기 1대 생산에 15초가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의 설명대로라면 3초가량이 단축된 셈이다. 생산 효율성 향상 배경에는 LG전자가 지난 2005년 가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세탁기 모듈러 디자인이 있다. 3~4개의 모듈만으로 세탁기, 건조기 등을 뚝딱 만들어냈다.
모듈화 디자인은 여러 부품을 통합하고 표준화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모델에 같은 부품을 사용할 수 있기에 원가절감의 효과도 있다. LG전자 가전 사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이유다.

드럼 세탁기를 만드는 과정은 기초를 다지고 기둥을 세우는 등 집을 짓는 과정과 유사했다. 직원들은 레고블록을 끼워 맞추듯 모듈화된 부품을 조립했다.
생산라인 아래와 위로는 쉴 새 없이 부품이 옮겨졌다. 천정에 설치된 약 20미터 길이의 트롤리(Trolley)가 무겁고 부피가 큰 세탁조를 생산라인에 보내줬다. 작업자의 옆쪽에 있는 부품 자동 공급 설비(SPS)는 도어, 상판 등 제품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작업자가 손만 뻗으면 되는 곳에 옮겨줬다.
모터, 컴프레서 등 모듈화된 부품은 LG전자가 직접 만들거나 협력회사가 LG전자에 공급한다. 하루 5톤 트럭 950대가 부품을 공장으로 운반해온다. LG전자는 부품 하차 후 출차까지 시간을 총 25분으로 규제하고 있었다.
조립 공정이 끝나면 품질 검사가 시작된다. 작업자들이 세탁통 내부에 물을 채워 헹굼, 탈수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했다. 건조기에도 전원을 연결해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품질 검사를 통과한 제품만 포장 공정으로 넘어간다.
생산라인 마지막에 있는 포장 공정에서는 자동화 설비가 제품을 자동으로 포장했다. 자동점검 시스템은 포장 상자 안에 액세서리와 부품들까지 제대로 들어갔는지 신속하게 확인했다. 생산라인 입구부터 컨테이너에 실리는 순간까지 채 15분이 걸리지 않았다.
컨테이너에 실린 제품은 국내 판매 물량은 전국의 물류 창고로, 수출용은 부산항으로 각각 배송된다. LG전자 측은 제품을 공장 내에 적재하지 않고 즉시 배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최근 2년간 생활가전의 수요 증가를 대비해 자동화 설비에 투자해왔다.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등 의류관리 가전의 제조라인 자동화율은 현재 60%대에 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화율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인 '고용'도 중요하다"며 "작업자들의 수는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매년 수요가 늘 것에 대비해 최근 2년간 생산 효율화를 위한 자동화 설비 투자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 결과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등 의류관리 가전의 제조라인 자동화율은 60%대에 달한다.
공장 내에는 제품 성능을 책임지는 신뢰성 시험동도 있다. 25년 된 건물로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도 이곳에서 근무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혹독한 신뢰성 시험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게 CEO의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이곳에서는 LG전자가 생산하는 제품이 내구성 기준을 만족하는지 알아보는 시험이 진행됐다. 1층에서는 세제 투입 시험 등이, 2층에서는 상온·고온·저온의 온도 시험, 과진동 시험, 도어 개폐 시험 등이 이뤄진다.
상온·고온·저온 환경에서 옷감의 종류와 용량을 다양하게 구성해 제품 내구성을 검증했다. 24시간 쉬지 않고 여러 기능을 작동시키며 문제 발생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세탁조 회전 속도를 필요 이상으로 끌어올려 제품 내구성도 테스트한다.
진동 시험실은 제품들이 특정 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진동을 견뎌낼 수 있는지 시험한다. 탈수 단계에서 제품 진동이 가장 크게 발생하는데 2개의 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는 이를 극복한 제품이다.
여러 가전제품의 문을 적게는 3000회, 많게는 1만2000회 여닫는 시험도 진행된다. 도어에 작용하는 하중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드럼 세탁기의 경우 사용자가 제품을 여닫으면서 손으로 도어를 짚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의류관리 가전의 생산을 담당하는 김철융 상무는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위한 신뢰성 시험을 지속 강화해 의류관리 가전에서 LG를 1등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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