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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의왕비` 첫방] 이동건의 연산군, 걱정은 기우였다
입력 2017-06-01 06:4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데뷔 이후 현대극에서 귀공자 같은 모습으로 로맨스 작품을 해왔던 이동건이 '7일의 왕비'에서 조선의 10대 왕이자 폭군인 연산군으로 변신했다.
지난 31일 처음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에서는 연산군 이융(이동건 분)이 이복동생인 진성대군 이역(백승환)에게 왕좌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속에 감춰뒀던 칼날을 세웠다.
이융은 가뭄이 이어지자 대신들을 땡볕에 세워둔 채 "천재지변은 왕의 부덕 때문이라고 한다. '일국의 대신들이 송구하옵니다' 뿐이라니"라며 신하들을 나무랐다. 이어 적통왕자이지만 어머니가 폐비된 이융은 선왕이 '진성대군이 성인이 되면 왕위를 물려주라'는 밀지로 유언을 남긴 사실 때문에 이역을 경계했다.
이융은 거리에서 마주친 이역의 꼬투리를 잡고서는 칼을 겨눴다. 이역의 친모인 자순대비(도지원)의 만류로 위기는 넘겼으나 이융은 그날 밤 자순대비가 이역에게 형을 믿지 말라는 말을 듣고는 분노했다.

이동건은 이날 방송에서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고, 마음을 놓지 못하는 이융 역할로 처음 시청자와 만났다. 그는 신하들을 쏘아보거나 백승환을 위기에 빠뜨리는 모습으로 단숨에 눈길을 끌었다.
'7일의 왕비' 첫 방송 전부터 이동건이 맡은 연산군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이동건이 데뷔 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사극을 맡는 데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나왔던 연산군을 다시 해석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건은 첫 회만으로도 기존 연산군과는 다른 외롭고 적막한 연산군을 표현했다. 선왕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긴 형이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연산군은 작품마다 단순히 '폭군'으로 해석됐던 것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큰 눈으로 상대를 노려보는 이동건의 표정도 '7일의 왕비'만의 연산군을 연출하는 것을 도왔다. 여기에 "이 지옥 같은 상황이 오해란 말이더냐. 약조대로 너의 목을 거두겠다" "충심을 보여주려면 다시 태어나거라. 과인의 아우가 아닌 백성, 차라리 여인이면 좋겠구나"라는 대사도 이동건의 연산군에 힘을 더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융과 신채경(박시은)이 만났다. 조선 최고의 권력자지만, 사랑을 얻지 못하는 이융의 앞날도 예고된 것이다.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이동건의 애달픈 감정선이 연산군에 그대로 투영된다면, 이동건만의 연산군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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