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통화정책이 힘을 잃고 있는 현 경제 상황에서 금융중개지원 대출이 유용한 통화정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금통위원은 31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통위원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통화정책이 제약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신용정책도 적극적으로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금통위원은 최근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 금통위원은 "그동안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투자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통화정책이 유효성이 저하됨은 물론 파급경로도 악화되고 있다"며 "선진국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어 중앙은행으로서도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은행이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신용정책의 역할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고용에 적극적인 중소기업 등에 대한 자금지원 강화 등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같은 맥락에서 가계부채 안정여부가 통화정책방향 결정에 큰 고려요인이 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지난해 6월 금리인하 시보다 가계부채와 관련해 더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은의 금융중개지원대출 준비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고 금통위원은 말을 아꼈다. 그는 "실무적이고 구체적으로 개편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효율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금융경제 여건 변화 등을 감안해서 유효성이 제고될 수 잇는지 부서에서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금 기다려 봐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GDP규모는 11위로 우리 경제를 비관적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그동안 이뤘던게 많은 만큼 가계부채를 포함해 앞서 말씀드린 리스크 요인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대처해나가면 우리 미래가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도 가계부채 관리를 강조하고 있으니까 하반기 들어서도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는 계속해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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