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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여진구 "광해에게 질투가 났고 부러웠다"
입력 2017-05-31 07:01 
영화 `대립군` 광해 역의 여진구는 알려지지 않은 광해의 모습에 끌렸다고 했다. 제공 | 이십세기코리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여진구(20)가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에 참여한 이유는 역사 속 알려지지 않은 광해의 모습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광해라는 왕에게 배우고 싶은 게 많았다.
여진구는 "우리 영화 속 광해는 옆에 있는 사람을 아끼고 들여다볼 줄 안다"며 "천성적인 광해의 그 모습 때문에 대립군과 백성이 믿음을 아끼지 않고 도와준 것 같다. 그건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은 일부러라도 노력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천성을 부러워했다. "광해라는 왕에게 일종의 질투가 나기도 했다"고도 했다.
목소리 자체도 어른 같고, 말하는 것이나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여진구의 태도가 임금을 질투할 게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그는 경외심을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좋은 이미지가 부담이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하지만 여진구는 "내게 주어진 어떤 이미지에 대한 부담이나 압박은 전혀 없다. 나는 엄청 착한 이미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하는 이미지도 아니니 지금 이 정도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광해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깨달음도 준 이유다.
여진구는 임진왜란 당시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되어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代立軍)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대립군의 첫 시나리오를 받고는 두려웠다. 초반 시나리오에는 영상에서 보이는 리더의 의미보다 인간의 두려움이라는 내용이 조금 더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여진구는 "초반 시나리오는 내가 감당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광해가 두려워하는 모습이 깊숙하게 표현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엔딩은 좋은 결말이라고 해도 초반에 너무 힘든 모습들이 굉장히 뼈 아프게 다가와 슬프고 힘들 것 같았다. 내가 헤어나올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다"고 회상했다. 수정고가 나오면서 광해 혼자만의 두려움에 대한 표현보다는 백성과의 관계와 서로 간의 감정 등이 더해지면서 어두운 부분이 누그러졌다. 지금의 영상 버전에 여진구가 만족하는 이유다.
여진구는 "이번에는 연기 결을 바꿔보려는 노력도 했다"고 짚었다. 그는 "광해가 격하게 감정이 몰아치는 신도 있었으나 강조하고 표현하고 싶었던 건 잔잔한 변화들의 일렁임이었다"며 "그래서 긴장도 많이 되고 힘들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특히 "광해가 백성 앞에서 춤추는 게 걱정되는 신이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잘 읽혔는데 영상으로 볼 때 광해가 춤을 춰주는 게 괜찮을까 싶은 생각이 들긴 했다"고 강조했다.
영화 `대립군`에서 광해 역을 맡은 여진구. 늘 선배님들의 사랑에 감사하단다. 제공| 이십세기코리아
고민이 꽤 컸지만 늘 그렇듯 같이 호흡을 맞추는 선배 배우들이 항상 많은 영향을 끼친다. 여진구는 "매번 연기할 때마다 선배님들이 아낌없이 사랑을 나눠주니 그런 점에서 나는 편하게 연기할 수 있다"며 "선배들이 내 연기를 맞춰주고 받아준다는 깨달음을 항상 배운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에는 선배들에게 약간 미안하다. 왕세자였기에, 험한 산을 오를 때 선배들이 가마를 들어줘야 했다. 여진구는 "정말 죄송스러웠다"며 "제발 1kg이라도 줄여 달라며 밥 좀 적게 먹으라고 하셨는데 밥차가 너무 맛나 많이 먹었다. 그런 날은 내가 많이 먹은 걸 금방 알아차리시더라"고 웃었다.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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