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 여름 라면 시장, 대세는 비비거나 시원하거나
입력 2017-05-30 15:25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팔도 초계비빔면, 농심 찰 비빔면, 오뚜기 함흥비빔면, 오뚜기 콩국수

더운 여름이 찾아오면서 라면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 출시에 나섰다. 아무리 '이열치열(以熱治熱, 열을 열로 다스린다)'이라지만 더운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라면 국물을 들이키기는 쉽지 않은 만큼 시원한 국물을 내세우거나 비벼먹을 수 있는 제품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까지 국내 주요 라면 제조사가 내놓은 신제품은 10여종에 이른다. 한 해 시장에 나오는 라면 신제품 수가 평균 10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 속도와 수가 빠르게 늘어난 셈. 2조원대의 국내 라면시장이 정체기를 겪는 가운데 프리미엄 짜장 라면 같은 신제품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식품업계의 고민을 증명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여름은 비빔면 같은 계절면이 특수를 누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날이 풀리는 만큼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게 식품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오뚜기는 여름철 대표 음식인 콩국수를 라면으로 만든 콩국수 라면을 출시했다. 진한 콩 국물 맛을 내는 분말스프 중량을 40g으로 늘려 진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기존 라면의 평균 분말 스프 중량은 15g 정도다.
여름철 대표 라면이라고 할 수 있는 비빔면의 여름 전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비빔면 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팔도는 본격적인 여름에 앞서 한정판으로 팔도 초계비빔면을 내놨다. 팔도 비빔면에 들어가는 '팔도 만능비빔장'도 추가로 제작해 이달 말부터 비빔면 구입 시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벌인다. 지난해 비빔면 용량을 기존보다 20% 늘린 팔도비빔면 1.2의 완판으로 기존 제품에 약간 변형을 주는 마케팅 방식에 자신감이 붙은데다 올해 들어 총 7종의 비빔면 라인업을 갖추면서 비빔면 연간 1억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비빔면 판매 역시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7% 늘었다.
오뚜기도 지난해 메밀비빔면에 이어 올해 함흥비빔면을 새롭게 선보였다. 국내 라면 중 가장 얇은 1mm의 세면을 사용해 갈빗집 냉면처럼 가는 면을 내세운다. 계절면이지만 초반 반응이 뜨거워 연 50억원 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도 인기를 끈 불닭복음면 라인을 강화했다. 지난해 말 수출 전용 상품으로 만든 커리불닭볶음면을 국내에도 선보였다. 불닭볶음면 특유의 매운 맛에 커리를 더해 '매운 맛'으로 승부를 본다는 각오다. 이 외에도 지난해 한정판으로 출시했던 쿨불닭볶음면을 쿨불닭비빔면으로 재단장해 비빔면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전통적인 라면 시장 강자인 농심도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찰 비빔면을 중심으로 비빔면 시장 비중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드레싱누들 프렌치 머스타드소스맛으로 유럽풍 퓨전비빔면을 선보이는가 하면 올해 들어 카레라이스 쌀면인 커리 라면도 출시했다. 전문점 수준의 라면 고급화에 나서면서 가격도 프리미엄 라면보다 높게 책정했다.
국내 라면 시장은 2조원 수준. 이 중 국물없는 라면 시장은 5000억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4분의 1 수준이지만 최근 3년 동안 1000억원 가까이 늘었을 정도로 관련 시장이 급 성장하고 있다.
식품 업체 관계자는 "국물 없는 라면은 국물 있는 라면에 비해 소비자 거부감이 덜해 시장 진입이 수월한 면이 있다"면서 "봄과 초여름에 제품을 내놓은 뒤 사계절용도 가능하도록 프로모션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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