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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차이와 한계, 이승우-백승호 존재감만 부각
입력 2017-05-27 06:01 
이승우(뒤)와 백승호(앞)는 26일 열렸던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잉글랜드전에서 선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은 잉글랜드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안타까웠던 상황이 있었지만, 자책골 외 실점이 없는 잉글랜드의 수비는 생각보다 더 단단했다. 이번 대회 첫 패배, 첫 선제 실점, 첫 무득점이다.
100% 힘을 쏟지 않았다.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다. 잉글랜드전이 아니라 그 이후를 바라봤다. 체력을 아껴야 했고 혹시 모를 부상도 대비해야 했다.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는 킥오프가 될 때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에 앉아 있었다.
한국의 공격은 잉글랜드전에 3가지 변화가 있었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모두 빠져 있을 때(57분), 이승우만 뛰고 있을 때(22분), 이승우와 백승호가 모두 뛰고 있을 때(16분)였다.
이승우가 교체 투입되기 전까지 한국은 조영욱(고려대)과 하승운(연세대)을 투톱으로 내세웠다. 역습에 비중을 뒀지만 매끄럽진 않았다. 자주 끊겼고 슛으로 마무리 되지 못했다. 전반 33분 멋진 발리슛을 합작한 게 ‘괜찮은 장면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기존 선수도 나쁘지 않았다”라고 평했다. 그의 발언대로 충분히 경쟁력은 있다. 그러나 ‘차이와 ‘한계도 보였다.
이승우가 후반 12분 하승운 대신 투입된 뒤 한국의 공격은 투톱에서 스리톱으로 바뀌었다. 이승우는 왼 측면보다 좀 더 중앙으로 움직였다. 한결 공격의 활로가 살아났다.
그리고 후반 34분 마지막 교체카드로 백승호가 쓰였다. 발목 상태가 좋지 않으나 충분히 뛸 수 있다던 백승호였다.

20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이나 이승우와 백승호가 그라운드를 동시에 밟으니 공격의 파괴력이 더해졌다. 확실히 대비가 됐다. 한국이 잉글랜드를 괴롭힌 시간도 딱 이때였다.
한국의 고민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후반 11분 실점하기까지 이승우와 백승호의 공백은 분명 있었다. 그들의 파괴력으로 기니와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허물었다.
잉글랜드는 기니, 아르헨티나보다 수비가 견고하다. 270분동안 1골만 내줬으며, 이마저도 자책골이다. 이를 고려해도 실점 전후의 한국 공격력 차이는 뚜렷했다. ‘차·포가 무척 셌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조별리그에서 각 2골씩을 넣었다. 한국의 총 득점은 5골. 80%의 높은 비율이다. ‘원 팀 플레이를 지향하나 그 중심에 이승우와 백승호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둘이 피치에 있을 때 상대가 느끼는 압박감은 매우 크다. 이미 상대 감독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승우(왼쪽)와 백승호(오른쪽)의 출전 여부에 따라 한국 경기력의 차이가 크게 달랐다. 사진(전주)=김영구 기자

잉글랜드의 폴 심슨 감독은 이승우, 백승호가 교체 투입될 때 더 큰 환호성이 터졌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라면서도 (둘이 그라운드를 밟은 뒤)한국은 더욱 공격적으로 올라섰다. 이번에는 잘 막아낸 우리 경기력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스리백 수비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춰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리고 전략은 성공이었다. 이를 괴롭히기 위해 많이 준비를 했다. 그 전략이 주효했다.
하지만 16강 이후 한국과 다시 만나게 될 경우 새로운 전략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심슨 감독 또한 그때에는 이승우와 백승호가 선발 출전할 것이며 전혀 다른 팀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국은 이승우, 백승호 관리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대회 중반 갑자기 이들의 공백에 대비한 카드를 마련하기 어렵다. 옵션이야 있지만 파괴력 차이가 크다. 둘의 공백이 없도록 만드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일지 모른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조별리그에서 경고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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