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잠수 탔던 조선株…`실적 뱃고동` 울릴까
입력 2017-05-24 17:35 
올해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를 이끌어낸 반도체 업종의 '바통'을 이어받아 주식시장 고공행진을 이끌 업종으로 조선 업종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20일 만에 국제유가가 13% 오르면서 '오일메이저 선박 발주→조선사 이익 증가→주가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조선 업종은 올해 상반기에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이익 증가가 나타나고 하반기 이후에는 수주 증가에 따라 실제 이익이 쌓이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반도체·철강·화학·조선·자동차로 이어지는 5대 업종 '대장주'의 이익 추이를 분석해보면 시장을 주도하는 주도주가 매년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주 기준은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다.
업종별 편차가 극심하게 나타났던 2015년 주도 업종은 화학이었다. '대장주'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2014년 3509억원에서 2015년 1조6111억원으로 4.6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LG화학 역시 영업이익이 39%나 증가했다. 당시 포스코(철강)는 1년 새 영업이익이 25%나 깎였고, 현대자동차(자동차) 역시 15.8% 감소했다.

작년에는 화학과 철강 업종이 이끌었다. 중국의 철강 과잉 공급이 해소되고 주요 사업 매각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한 포스코는 작년 영업이익 2조84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 늘어났다. 화학 업종을 제외하면 5대 업종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포스코 주가는 작년 한 해 54.7% 급등했다.
롯데케미칼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화학제품 수요 증가로 2015년보다 작년 이익이 57.9% 급증했다. 다만 이익 증가율이 2015년보다 다소 떨어졌다. 주가는 51.5% 오르며 포스코보다는 덜 올랐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작년에 43%나 급등했던 이유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2015년 5.5%에서 작년 10.7%로 2배 뛰었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가율은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증권사 예상치는 49조5863억원으로 작년보다 69.6%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에 이어 영업이익 급등이 나타날 곳으로 조선 업종이 꼽힌다.
지난달 국내 조선사는 고부가가치선인 해양가스생산설비(CPF), 고정식해양설비와 같은 해양플랜트 2척을 포함해 총 24척을 수출했다. 금액으로는 71억3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부텍사산스유(WTI)가 지난 4일 이후 24일까지 무려 13.1% 오르며 배럴당 51달러 선으로 올라선 것도 호재다. 오일메이저들의 여윳돈이 늘어나며 선박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업종에서 인적분할로 과거 실적과 비교가 힘든 현대중공업을 제외하면 삼성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각각 1300억원대의 영업이익으로 '대장주' 자격을 갖췄다.
특히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은 삼성중공업은 최근 2년간(2015~2016년) 적자 행진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의 선박 인도량이 늘어나면서 영업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강점이 있는 탱커 및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증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올해 선박 인도량은 15척으로 지난해보다 3배가량 늘어났다"며 "삼성중공업은 원유 관련 선박인 탱커 수주량을 늘리고 있어 영업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27% 상승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52주 신고가 행진 중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42.6%나 급등했다. 지난 1분기 매출액 9856억원, 영업이익 512억원으로 증권사 예상치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수주 실적이 호전되면서 전망도 밝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4월까지 9억1000만달러 규모의 수주액을 기록해 올해 목표의 56%를 달성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은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로 올해 우량한 1분기 실적을 냈고 이후에는 수주를 통한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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