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순방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추모관에서 남긴 성의없는 방명록 메시지 때문에 네티즌들에게 또 한번 '뭇매'를 맞았다.
미국 CNN방송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홀로코스트 추모관 '야드 바셈'을 방문해 남긴 방명록 메시지가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드 바셈은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피해를 입은 600만명의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설립된 추모관으로 대학살 관련 자료와 피해자 증언이 담긴 문서 등을 보관하고 있다. 해외 정상들이 이스라엘을 방문할 때 반드시 찾는 장소로 트럼프 대통령도 멜라니아 여사, 이방카,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과 함께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느 정상들처럼 방명록에 메시지를 기록했다. 그는 "내 모든 친구와 함께 이 곳에 오게 돼 대단히 영광스럽다(Great honor)", "정말 멋지다(So amazing), 절대 잊지 않을 것(will Never Forget!)"라는 짧은 메시지와 함께 자신의 서명을 남겼다.
CNN은 네티즌들이 이를 두고 추모관에 희생자를 기리는 내용이 아닌 기념일 카드에 적힌 축하문구 같다며 비꼬았다고 전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쓴 방명록이 트위터가 제한하고 있는 140자 이내로 작성됐다며 그의 '트윗 중독'이 일반적인 작문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추모관 방명록에 'great', 'amazing' 등의 단어를 쓴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명록은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쓴 메시지와 비교되면서 비판의 정도가 높아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3년 이 추모관을 찾아 "이스라엘의 놀라운 설립을 시작한 선지자를 방문해 겸손해지고 영감을 받는다. 우리 두 나라가 같은 비전과 미래 세대에게 평화와 번영을 확보해주려는 의지를 갖추기를 바란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2008년에 이 곳을 찾았을 때는 2013년 때보다 더 긴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메시지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추모글보다는 길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8년 홀로코스트 추모관 방명록에 "이스라엘에 축복이 있기를(God Bless Israel)"이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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