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신화 70년 역사 쓴 현대건설
입력 2017-05-24 15:54 
현대건설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전경사진

25일 창립 70주년을 맞는 현대건설은 19년차였던 1966년 해외 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처음 수주한 공사가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였다. 고속도로를 깔아본 적도 없던 현대건설이 서독과 일본 등 29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해 따낸 것이다.
그러나 첫 해외 공사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태국에 처음 가져갔던 장비는 재래식 도로 공사에서나 사용되던 구식 장비였다. 불도저 등 신식 장비도 일부 구입했지만 그마저 기능공들이 사용법을 몰라 석달도 채 안돼 고장나 버렸다. 비가 많은 나라라 모래와 자갈이 젖으니 아스콘(도로포장 공사 등에 사용하는 건설 자재)도 제대로 생산되지 않았다. 3개월 가량 지나 그 원인을 발견해 자갈을 건조기로 말려 봤는데 이를 본 창업자 정주영 회장이 "건조기에 왜 비싼 기름을 때느냐. 골재를 철판에 놓고 구워라"고 지시했다. 건조기 대신 철판에 굽자 생산능률은 2~3배 뛰었다. 정 회장은 한달에 일주일 가량 태국에 머물며 새벽 4시 현장에 나와 기계를 직접 돌리며 솔선수범했다. 이 공사는 적자로 마쳤지만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물론 세계에 진출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은 지난 70년간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우리나라 '건설 신화'를 기록했다. 광복 직후 설립돼 6·25전쟁 폐허를 딛고 경제 개발을 도왔고 해외에 진출해 달러를 벌어들였다. 해외 59개국 821개 프로젝트로 총 1227억달러를 수주했고, 국내외 총 3600개 공사를 진행했다.
2011년 4월 현대차그룹에 편입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해외시장 다변화와 공종 다각화, 철저한 수익성 중심 내실경영에 힘쓰자 2011년 연간수주액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2013년 해외수주 누적액 1000억달러 돌파 기록에 이어 2016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1961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후 토목 분야를 주축으로 시작해 전기·플랜트·건축 전 분야 시공능력을 고루 확충하며 국내 1위 종합건설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7년 만에 완성한 소양강 다목적댐도 대표적 사업이다.
남한 면적 1%에 달하는 국토를 새로 만든 서산간척사업도 거대한 도전이었다. 물살이 너무 빨라 방조제 물막이 공사에 진척이 없자 정주영 회장이 대형 유조선을 세우고 흙이나 버력(잡돌)으로 물을 막는 독특한 방법을 제안했다. 이것이 바로 공사기간을 36개월이나 단축한 '정주영 공법'이다.
1970년대 베트남전 종식으로 '베트남 특수'가 사라지고 제1차 석유파동으로 국내 경기가 극도로 침체되자 오일 달러를 벌려고 현대건설은 '중동진출 확대방안'을 적극 모색했다. 1975년 1월 이란 지점을 설치하고 공개입찰로 중동에서 처음으로 이란 반다르 압바스 동원훈련조선소 공사를 따냈다. 1976년 당시 '20세기 최대 역작'으로 불리던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수주했다. 당시 모든 자재를 국내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운송했고 수심 30m 파도에 흔들리면서도 500t철구조물을 한계 오차 이내로 설치하는데 성공했다.
현대건설이 2005년 완공한 사우스파4·5단계는 완공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최대 규모(16억달러)로 남았다. 2011년 말 완공한 카타르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과 2014년 준공한 싱가포르 주롱 유류 비축기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수행한 전문 프로젝트들이다.
올해 준공 예정인 '사막의 장미'란 별칭의 비정형 건축물 카타르 국립박물관도 316개의 원형패널이 뒤섞여 지붕을 이룬 기하학적인 형상으로 세계 건축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삼성동 현대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도 첨단 건축기술과 디자인 혁신이 융합된 랜드마크로 지어진다.
현대건설은 미래성장 사업기반 확보·글로벌 사업역량 강화·위기관리 대응체계 구축 등 세부적인 실천 과제를 수립해 추진중이다. 전북 고창과 부안 앞바다의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처럼 차세대 친환경에너지원 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예정이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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