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이 유통가 '배송 전쟁'에 뛰어들었다.
GS홈쇼핑은 900여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군포시에 총면적 4만121㎡(1만2,137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한다고 23일 밝혔다. 신속 배송이 유통업체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더 많은 고객에게 상품을 효율적으로 배송하기 위해서다.
내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군포 물류센터는 자동화 설비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물동량 예측 및 재고 관리 시스템을 갖춘 첨단 물류센터다. 우선 내부 동선을 최적화하고 설비를 자동화 해 99.9%까지 자동분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군포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현재 시간당 5000 박스, 하루 9만 박스의 출고 물량이 시간당 1만5000박스, 하루 14만 박스까지 늘어나게 된다.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면 단순·반복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되고 고객을 위한 부가서비스의 질도 높아진다. 특히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모아서 한번에 배송해주는 '합포장 서비스'가 강화돼 고객은 여러가지 물품을 한꺼번에 받게 되고 배송비도 절감된다. 상품이 여러 개로 이뤄진 다속성 상품도 현재 일률적인 단일 구성에서 고객이 원하는 색상이나 사이즈로 각각 포장이 가능해져 고객만족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물류센터의 접근성도 향상된다. 신규 물류센터가 건립되는 군포시 당정2지구는 고객들과 협력사들이 밀집한 수도권 도심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인접해 광역교통이 발달했다. 수도권 교통 요지인 군포에 물류센터가 생기면 협력사들의 이동거리는 평균 15km 줄어들고, 배송사의 간선 이동시간도 수도권 기준 3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입고와 이동시간이 단축되면 배송 시간 또한 단축돼 고객의 편의성이 높아진다.
현재 GS홈쇼핑은 경기도 이천에 국내 유일의 홈쇼핑 전용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06년 오픈한 이천 물류센터는 당시 3~5일 소요되던 배송기간을 1~2일로 획기적으로 단축시켰고, 배송약속준수율을 98%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쇼핑 수요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물류센터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GS홈쇼핑은 군포 물류센터를 TV홈쇼핑·모바일·인터넷 쇼핑을 망라하는 통합물류센터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TV홈쇼핑과 모바일·인터넷 쇼핑의 물류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홈쇼핑은 계획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소품종 대량의 상품을 물류센터에 미리 입고시킨 뒤 방송이 끝나면 한 번에 대량으로 출고한다. 반면 모바일·인터넷몰은 상품 범위가 수백만에 이르고 주문 역시 소량으로 띄엄띄엄 들어오기 때문에 입점 판매자가 홈쇼핑 업체를 거치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발송하는 직송 형태가 일반적이다.
GS홈쇼핑은 이처럼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채널별 상품을 군포 물류센터에서 통합 운영한다. 모바일·인터넷 상품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계절별, 시기별로 주문을 예측하면 물류센터에 미리 입고시킬 수 있어 이와 같은 통합 물류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모바일,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통합으로 운영하면 효율화는 물론 상품의 배송 시간 단축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배송물량, 상품전략 변화 등 신기술 도입에 있어서도 더욱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S홈쇼핑이 통합 물류센터를 건립함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배송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2014년 9월 경기도 용인, 지난해 2월 경기도 김포에 물류센터를 오픈했으며 수도권에 추가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구리에도 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김포 고촌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추가했으며 쿠팡 역시 인천과 덕평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열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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