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파격 발탁 윤석열은 누구 `특수통 출신 검찰 내 강골`
입력 2017-05-19 15:42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57·사법연수원23기·차장검사급)은 19일 취재진과 만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소회를 밝혔지만 파격적인 발탁 인사라는 점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윤 지검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 재판 등 '최순실 국정농단' 공소유지에 관한 질문에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과 특검의 재판 공조가 잘 이뤄졌으니까 그런 기조가 잘 유지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파견중이다. 윤 지검장은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50·19기·불구속기소)을 둘러싼 의혹을 재수사하거나 정윤회 문건 관련 수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제가 지금 말씀드리기에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윤 지검장에 대한 인사는 기수와 계급을 파괴한 검찰 역사상 전례가 없는 파격이라는 평가다. 윤 지검장은 다음 검찰 인사 때 검사장 승진 대상자인 연수원 23기다. 전임 이영렬 지검장(59·18기)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다. 통상 후임자는 1~2기 아래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단계 이상 건너뛴 셈이다.
또 서울중앙지검장은 2005년부터 고검장급 자리로 격상됐지만 윤 지검장은 아직 차장검사급이다. 지난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재판으로 업무가 정지돼 연말에 검찰 고위급 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같은 파격 발탁을 강행한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우병우 의혹' '정윤회 문건' 등 재조사를 통해 소위 적폐 청산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간 철저히 기수 위주로 돌아가던 검찰 조직을 새롭게 재편함으로써 인적청산과 검찰개혁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윤 지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힌다. 그는 탁월한 수사력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대검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중수 1·2과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까지 지냈다. 그러나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었던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맡으며 운명이 바뀌었다. 그는 수사 도중 윗선의 반대에도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 체포를 강행해 마찰을 빚었다.
윤 지검장은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수사 강도를 낮추기 위한) 검사장의 외압이 있었고 그를 모시고 사건을 더 끌고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해 '항명 파동'을 일으켰다. 그는 국회의원 질의에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윤 지검장은 이후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관련 수사에서 배제됐다. 이듬해 초 대구고검 검사로 발령났고 지난해 초엔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함께 징계를 받은 박형철 당시 부팀장(49·25기)은 좌천성 인사 끝에 지난해 검찰을 떠났다. 그는 12일 새 정부 첫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에 임명됐다. 당시 청와대 측은 "박 비서관은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며 윤석열 당시 대구고검 검사와 함께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꼿꼿하게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며 이례적으로 윤 지검장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윤 지검장은 지난해 12월 박영수 특검의 '영입 1호 검사'로 수사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기소) 등 관련자들을 거침없이 수사하며 '강골 검사'의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 이는 윤 지검장과 특검팀에 대한 국민의 대대적인 지지로 이어졌다.
윤 지검장은 다소 늦은 나이에 검사가 돼 동기들 중 맏형이다. 그는 서울대 법학과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지만 이후 2차에서 9년간 낙방하다가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편 이날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된 박균택 대검 형사부장(51·21기)은 광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시험 31회에 합격한 뒤 서울남부지검 부부장검사, 법무부 형사법제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대전지검 차장, 광주고검 차장 등을 거쳤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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