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옥수동에 사는 40대 주부 진세영 씨(가명)는 최근 공기정화식물을 종류별로 구입했다. 공기청정기만으로는 실내 공기 정화가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진 씨는 "요즘 미세먼지와 황사가 워낙 심하다 보니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돼 공기정화식물을 구매했다"면서 "식물을 집안에 놓으면 분위기가 밝아지는 효과도 있어 인테리어 소품용으로도 탁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공기정화식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공기정화식물은 미세먼지와 각종 유해 물질을 흡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고 인테리어소품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19일 AK플라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개월간 미세먼지 관련 상품 구매패턴을 분석한 결과 공기정화 식물 화분 및 선인장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신장했다. 미세먼지 관련 상품의 구매가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을 넘어 생활에 밀접한 인테리어 소품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라고 AK플라자 측은 전했다. 이밖에 디퓨저, 캔들 등 다른 인테리어 소픔도 각각 168%, 495% 매출이 급증했다.
가장 인기 있는 공기정화식물로는 '안스리움'이 꼽힌다. 조가영 AK몰 상품기획자(MD)는 "안스리움은 붉은색 꽃잎의 색깔이 예뻐 최근 들어 인테리어소품으로 TV에 자주 등장해 매출이 가장 높은 공기정화식물"이라면서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하다 보니 선물과 인테리어용으로 공기정화식물을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두껍고 짙은 붉은색의 꽃잎이 특징인 안스리움은 이산화질소, 암모니아와 같은 유해물질을 흡수한다.
고무나무도 공기정화식물로 인기가 높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지난 3~4월 고무나무 거래량은 3만1484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7354분)보다 15% 증가했다.
고무나무의 잎은 유해물질을 흡수해 현관이나 창가에 두면 밖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줄여준다. 암모니아, 포름알데히드 제거에도 효과가 있어 카펫, 벽지 등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없애준다. 실내에 두면 미세먼지 차단뿐만 아니라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굵은 가지 위로 자라난 가는 줄기가 늘어져 있는 벤자민고무나무, 잎이 긴 타원형인 인도 고무나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자주 물을 주지 않아도 되는 뱅갈고무나무 경우 초미세 먼지를 줄이는 식물로 각광받고 있다.
욕실이나 주방에 걸이형 화분으로 키우기 좋은 보스턴고사리도 주목받고 있다. 잎이 풍성하고 넓어 공기정화에 특히 뛰어나다. 대부분의 식물이 공기 정화 작용을 하지만 잎이 많거나 넓고, 얇을 수록 그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보스턴고사리는 흡연실, 주방 등에서 공기 중 떠다니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다.
물을 자주 줄 필요가 없어 관리가 편한 산세베리아도 매출이 급증했다. 선인장의 한 종류인 산세베리아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한다. 특히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컴퓨터나 TV가 있는 공간에 두면 좋다.
이밖에 미 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공기정화식물 중 1위를 차지한 아레카 야자, 관음죽, 대나무 야자나무 등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공기정화식물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만으로는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공기정화식물의 매출도 늘었다"면서 "공기정화식물은 공기 중 오염물질을 잎의 기공을 통해 흡수한 후 수증기로 내뿜거나 토양으로 배출해 공기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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