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패배한 국민의당이 존립 위기를 겪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호남인사 중용과 5·18기념사 파격발언으로 오히려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국민의당은 창당 1년여만에 비대위 체제를 3기째 맞이할 예정지만 당을 혁신할 묘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오는 22일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한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의 새 비대위원장직이 유력한 가운데 외부인사 영입도 점쳐지고 있다.
새 비대위원장은 8월 전당대회로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구성할 때까지 당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당을 쇄신하기 보다는 3개월까리 '임시 관리직'인 셈이다. 그렇다보니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등 무게감있는 외부인사들의 참여가 어렵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2월 창당한 이후 1년6개월여동안 약 10개월을 비대위 체제로 보냈지만 당 쇄신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때문에 대선 패배 이후에도 '비대위 무용론'이 나왔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호남 출신인 이낙연 총리지명자를 임명했다. 5·18 기념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있다"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저의 공약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임을 위한 행진곡'을 9년 만에 제창형식으로 부른 점도 호남민심의 지지를 얻었다.
실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급전직하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크게 올랐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 71%의 지지율을 얻은 반면, 국민의당은 5%로 정의당(6%)에도 뒤처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된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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