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만난 트럼프 "조건되면 대북개입 통해 평화 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압박과 제재 단계에 있지만 특정한 조건이 되면 개입(engagement)을 통해 평화를 이룰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특사로 워싱턴DC를 방문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접견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홍 특사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문제와 관련해 '평화'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전제를 달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홍 특사를 통해 전달한 친서에서 한미동맹 발전에 대한 새 정부의 의지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조율,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으며 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면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 긴밀히 협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언급하면서 "굉장히 좋은 느낌을 받았고, 북한 문제를 푸는 데 서로 협력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날 접견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15분간 진행됐으며 미국 측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매트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도 면담 자리에 잠시 들렀다. 한국 측에서는 안호영 주미대사가 배석했다.
홍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 접견과 별도로 맥매스터 보좌관과 만나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했다.
홍 특사는 사드 배치 과정에 있어 국내 절차상 논란과 국회 논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맥매스터 보좌관은 "한국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접견에서 사드 비용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일본 특사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오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이해찬 중국 특사도 19일 시진핑 국가주석을 접견하고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도쿄 = 황형규 기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