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5년간 국정의 밑그림을 그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일자리창출의 컨트롤타워가 될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에 각각 더불어민주당의 경제통인 김진표 의원(4선)과 이용섭 전 의원(재선)이 임명됐다.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주도했던 인사들이다.
16일 국정기획자문위원장에 임명된 김진표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중량급 인사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74년 행정고시 13회로 국세청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도입, 연금제도 개선 등 굵직한 세제 개편을 주도했다.
재정경제원 재직 때는 ‘명 대변인으로 유명했다. 김대중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으로 일했고 참여정부에서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올랐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 들어온 진보 경제학자들과 마찰도 겪었으나 특유의 뚝심으로 경제정책이 편중되지 않도록 애를 썼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참여정부에서는 교육부총리를 지내는 파격도 있었다. 경제 전문가에게 교육 분야를 맡긴 것은 그만큼 대통령 신임이 컸다는 방증이다.
국정기획자문위는 조기 대선 실시로 꾸리지 못한 문재인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최장 70일간 운영되며 당정청에서 추천받은 인사들이 참여해 새 정부의 중장기 국정 방향과 목표를 수립하게 된다.
또 정부 출범 초기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할 공약과 정책, 회의, 행사 등을 정리하고 세부 이행 계획을 마련하는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 1명, 부위원장 3명, 30명 이내 위원이 참여하고 6개 분야별 분과위원회로 구성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수위의 핵심 기능은 국정과제를 중기 과제와 장기 과제로 분류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라며 "참여정부 인수위원회에서 부위원장으로 참여해 경험이 풍부한 김 의원이 적임자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전했다.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력한 이 전 의원은 국무총리 후보 물망에도 올랐을 정도로 경륜과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사다. 참여정부에서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두루 역임한 만큼 일자리위원회를 보다 폭넓은 시각에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대선 때는 캠프 내 실물경제를 다루는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아 ‘일자리와 소득 주도의 사람 중심 행복경제라는 문 대통령 경제 정책의 큰 그림을 그렸다. 또 가계부채,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등 한국 경제가 당면한 핵심 과제에 대한 대책 마련도 주도했다. 이 전 의원은 노무현식 발탁 인사의 전형과 같은 인물이다.
그는 참여정부 내내 내각과 청와대에서 일했는데, 정작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을 발탁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 같은 발탁 배경은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 펴낸 저서 ‘운명에서 풀렸다. 문 대통령은 책에서 이용섭 당시 관세청장을 국세청장으로 천거한 것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이 전 의원에 대한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통령이 명예직인 위원장을 맡고 있어 사실상 일자리위원회는 이 전 의원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업무 지시 1호로 탄생한 일자리위원회는 향후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는 막강한 조직으로 운영된다. 일자리위원회의 주요 업무로는 △정부의 기존 일자리 정책 점검 △4차 산업혁명 대비 새 일자리 발굴 △비정규직·사내하도급 등 취약 근로계층 문제 해결 등으로 압축된다.
위원회 구성을 보면 정부 당연직 15명과 민간위촉직 15명 등 총 30명의 위원이 선임되며 문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 정부 당연직 위원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국무조정실 등 11명 그리고 일자리수석비서관 1명과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기관장 3명이 포함된다. 아울러 민간 위촉직은 한국노총, 민주노총, 비정규직 관련 단체 등 노동계 3명과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출신 재계 3명 그리고 나머지 9명으로 구성된다. 9명은 산업계와 학계에서 주로 초빙될 것으로 보인다.
[강계만 기자 / 오수현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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