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2300선 앞두고 코스피 제자리걸음, `숨고르기` 언제까지?
입력 2017-05-17 16:23  | 수정 2017-05-18 16:37

코스피가 2300선에 안착하지 못하고 다시 후퇴했다.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과 대선 이후 정책 기대감이 겹치면서 호재가 됐지만, 단기 변동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0일 장중 2323.22까지 치솟으며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운 이후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숨가쁘게 달려온 지수가 속도조절을 하면서 차익 실현 물량을 소화하는 모습이다. 1분기 실적 시즌이 막바지에 진입하면서 수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은 순매수를 지속하며 증시를 이끌었지만, 최근 그 규모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매도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화학이나 제조업종 같은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161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덩달아 2145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증시 '쌍두마차'의 관망세가 지속됐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매도세에 대해 코스피의 가격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여전히 싼 가격에 속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라 투자 매력이 제한됐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최근 1개월간 7.6% 상승하면서 2.4% 오른 선진국 증시와 비교해 강세를 보였다. 다른 신흥시장(5%)와 비교해도 높은 상승률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24%에 달해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대외적 불확실성도 증시 탄력을 제한했다. 최근 발표한 중국의 4월 경기지표가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투자 불안을 키웠다. 또 이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급락할 여지가 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례회의(25일)까지 맞물려 경계감이 짙다. 코스피가 단기 급등해 사상최고치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대외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의 개선세와 상장사의 이익 개선을 감안해, 장기적 관점에서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기대했다. 불안 요인들이 해소될 경우,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경기 회복이 국내 증시에 훈풍을 불 수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교역량이 회복돼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장기화될 개연성이 생겼다"며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회복은 적어도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