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통신사 소모적 경쟁 지속…가입자 뺏고·뺏기고
입력 2017-05-17 14:30  | 수정 2017-05-17 16:06
[사진 제공 = 매일경제DB]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겠다던 통신사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통신사별 가입자는 SK텔레콤 1501명 순증, KT 789명 순감, LG유플러스 712명 순감으로 나타났다. 번호이동 건수는 총 1만9668건으로 집계됐다.
전산개편을 마치고 번호이동이 재개된 지난 15일 가입자가 순감했던 SK텔레콤의 반격이 시작된 셈이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각각 가입자를 789명과 712명 뺏어왔다.
SK텔레콤 가입자는 지난 15일 3994명 순감했고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는 각각 1528명, 2466명 순증했다. 번호이동 중지 기간에 대기 중이던 물량이 개통됐는데 SK텔레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특히 일부 SK텔레콤 대리점이 전산개편 기간에 대부분의 업무가 불가능해지자 휴업하면서 상대적으로 영업력이 떨어진 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산 변경으로 인해 유통점에서 개통이 지연된 대기 물량이 있었다"며 "교육과 안내 등을 실시한 후 해당 물량이 16일에 몰려 개통되면서 가입자가 순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 들어 통신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곳곳에서 불법보조금 지급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통신사가 유통점에 지급한 판매장려금이 높게 책정되면서 일부가 불법보조금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는 웃고, 일부 소비자는 우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갤럭시S8이 출시한 지 1개월도 되지 않아 실구매가가 20만~3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사전 예약 구매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온다. 갤럭시S8 64GB 모델의 출고가는 93만5000원으로 공시지원금 외에도 50만원 안팎의 불법보조금이 지급됐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시장 상황은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통신사 수장들의 의지가 사실상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가입자 유치 경쟁보다 협력과 상생적 경쟁을 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취임 이후 수차례 판매장려금와 같은 소모적 경쟁은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할 시점에서 국가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한 사업자가 주도하면 가입자가 빠지기에 다른 사업자들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갤럭시S8과 같은 최신 기기에 높은 지원금이 실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사흘 이상 진행된 전산시스템 개편 작업으로 유치하지 못했던 번호이동 가입자를 단기간 대량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면서 "지나친 영업 정책이 결국은 시장 과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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