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중금속으로 범벅돼 호흡기에 좋지 않은 연무(煙霧)가 부산지역에서 연중 최장 94일 동안 발생한 적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연무는 대기 중에 떠도는 매연 등 고체 입자가 안개와 결합하며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달리 '스모그'라고도 불립니다.
신라대학교 환경공학과 전병일 교수는 한국환경과학학회 정기학술대회 논문에서 '부산 연무 발생일의 미세먼지 농도와 사례별 특성'을 소개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5년까지 20년 동안 부산지역에 연무가 발생한 날은 모두 559일로 집계됩니다.
이는 전 교수가 부산지방기상청 일기상통계표와 자동기상측정망 자료를 토대로 확인한 것입니다.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매해 28일 동안 연무가 발생한 셈입니다.
2013년에 무려 94일로 최장기간 발생했고, 2008년 66일, 2014년 60일 등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연무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습니다.
봄 31.5%, 겨울 29.7%, 가을 21.1%, 여름 17.7% 순으로 많이 일어났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연무 발생일 평균 42.4㎍/㎥까지 치솟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 10㎍/㎥를 4배 넘어선 수치입니다.
연무와 박무(습도 75% 이상)가 동시에 발생한 날(41.8㎍/㎥)과 황사 발생일(40.3㎍/㎥)에도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황사 발생일(135.4㎍/㎥)이 가장 높았지만, 연무 발생일(70.6㎍/㎥)과 연무·박무 발생일(68.3㎍/㎥) 역시 WHO 권고기준(25㎍/㎥)을 많이 넘어섰습니다.
전 교수는 연무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황산염과 질산염 등 중금속이 대거 검출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무일의 공기 이온 속에 질산염은 20.92%가 포함돼 비연무일의 7.10%보다 2.95배 많았습니다.
황산염도 연무일에 15.49%로 비연무일의 5.97%보다 2.60배 많았습니다.
전 교수는 "부산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라면서 "안개가 잦은 도시인만큼 선박과 자동차 배기 가스양을 줄여 연무가 덜 발생하도록 노력하고, 주민들은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는 지혜가 필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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