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던 지난 10일 첫 의전차로 사용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가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국립현충원으로 이동하며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가드'에 탑승했다. 마이바흐는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꼽혔던 수공 고급 자동차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영화배우 배용준,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이 탔던 '마이바흐 62S'가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승차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가드'는 마이바흐가 2013년 벤츠의 서브 브랜드로 편입되며 만들어진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최상위 모델이다.
비록 독립 브랜드인 '마이바흐' 때보다 가격이 절반 이상 떨어졌지만 국내에서 의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차 중 최상급임라는 건 분명하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가드는 '마이바흐 가드'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유럽 기준으로 47만 유로(약 5억 7597만원)에서 시작한다.
신형 마이바흐 가드는 탑승객이 있는 캐빈룸을 2인치 두께의 강철판으로 무장해 기존 모델보다 안전도가 높아졌다. M60 기관총 총격뿐 아니라 지뢰 폭발에도 견딜 수 있다. 이로써 마이바흐 가드는 'VR9 등급'이라는 방탄능력을 업계 최초로 인증받았다. 트렁크엔 별도 산소공급장치가 마련돼 화생방 공격에도 대처 가능하다. 두터운 장갑으로 차체가 기본 모델보다 2톤 가량 무거워진 까닭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도 2초 가량 더 걸린다.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한 의전차량은 초기 미국차에서 최근에는 독일차로 변해왔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최초의 방탄차 '캐딜락 프리트우드 62세단'을 들여왔고, 이를 윤보선 전 대통령까지 사용했다. 박정희·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은 '캐딜락 프리트우드 리무진'을 탔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벤츠와 BMW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벤츠 S600 리무진을, 노무현 전 대통령은 BMW사의 방탄차인 760Li 하이 시큐리티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벤츠 S600 풀만 가드와 BMW 760Li 시큐리티를 번갈아가며 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대차 에쿠스의 길이를 늘리고 방탄 기능을 더한 '에쿠스 스트레티지 에디션'을 이용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대통령 의전차는 미디어 노출 빈도가 높다"며 "각 브랜드는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통령 의전차에 선정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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