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젠 중소형 알짜株 관심을" "혁신기업은 비싸도 사둬라"
입력 2017-05-11 17:46  | 수정 2017-05-11 19:30
1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사흘 일정으로 열리는 2017 서울머니쇼 동양생명 부스에서 고객들이 1대1 금융 상담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2017 서울머니쇼 / 투자고수 2인이 찍어주는 '하반기 주식투자' 풍향계 ◆
"올 하반기부터 대형주에서 중소형 가치주로 장세 전환이 이뤄질 것이다."
한국 가치투자 1세대로 꼽히는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CIO)은 11일 '2017 서울머니쇼'에서 "그간 소외됐던 저평가 가치주에 다시 주목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코스피를 언급하면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주식시장은 더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상장사 기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 12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신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까지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기라는 게 이 부사장의 진단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중소형주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문재인정부가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정책과 관련된 업종이나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부사장은 "대형주 주가가 상승하면 이후에 중소형 가치주가 따라오는 흐름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2년 주기로 장세가 변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강세는 거의 막바지에 접어든 셈"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사장은 "더 싸고, 귀하고, 소외된 주식을 찾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 정도 되고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이하로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받는 알짜주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인 기업과 현금 보유 능력이 큰 기업 등도 가치투자 단골손님이다. 이 부사장은 "버려지고 외면받는 주식 가운데 싼 주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그동안 많이 올랐던 수출 관련주보다는 내수주, 중소형 지주회사나 필수 소비재 쪽에 관심을 둬도 좋다"고 설명했다.
또 이 부사장은 자신만의 투자 성향과 목표수익률에 걸맞은 투자 방식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부사장은 "가치주 투자만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투자 자금 성격이 지금 당장 써야 할 돈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투자기간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여윳돈인지 등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지 안정 추구형인지에 따라서도 투자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금 손실 가능성보다는 수익률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고위험·고수익형 투자자라면 가치주 투자보다는 성장주(모멘텀) 투자가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타 펀드매니저의 주식 투자 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이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가격 매력이 높아진 종목이나 업종을 중심으로 싼 주식을 찾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강 회장은 PBR나 PER를 토대로 '싼 주식'과 '비싼 주식'을 가르는 방식 대신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는 정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회장은 "토지, 자본, 노동 등 경제학에서 밝힌 생산의 3요소에 이제는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가치를 네 번째 요소로 설정해야 한다"며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 등 모바일 혁신 기업들이 비싼 주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가 유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강 회장은 "이제는 산업 패러다임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고 미래에는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모바일 혁신 기업이 오랜 기간 강자로 군림해온 기존 산업권 일등 기업의 가치를 단시간에 추월하는 양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와 연결될 수 있는 산업군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과 종목 투자에 대한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글로벌 자산 배분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래 기업환경을 선도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기업, 비즈니스 모델이 제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혁신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종목 수를 늘리는 형식적 분산에 연연하지 말고 서로 다른 산업 분야에서 투자 대상을 다양화함으로써 투자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며 분산투자 중요성도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 한예경 차장 / 박준형 기자 / 정지성 기자 / 고민서 기자 / 김종훈 기자 / 이윤식 기자 / 노승환 기자 / 이희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