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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로公, 새정부 첫 해외채권 발행…국내기업 사상 최저 금리로 성공
입력 2017-05-11 17:45 
한국도로공사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지정학적 불안 완화에 힘입어 스위스 프랑화 표시 외화채권(글로벌본드)을 국내 기업 사상 최저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2억3000만프랑 규모 7년 만기 글로벌본드 발행에 스위스 기관투자가들이 몰려들어 1시간 만에 완판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첫 외화채권 발행에서 대박을 낸 셈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도로공사는 7년 만기 스위스 프랑화 표시 외화채권 2억프랑(약 2573억원)을 사모발행하기 위해 스위스 현지에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애초 도로공사는 2억프랑어치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자금이 몰리자 발행액을 2억3000만프랑으로 늘렸다. 발행 예정일은 다음달 7일이며 대표 주간업무는 스위스계 증권사인 UBS가 맡았다. 발행 대금은 기존에 도로공사가 발행한 외화채권을 차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채권 발행금리는 지난 9일 대통령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민간채권평가사들이 산정한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도로공사의 7년물 스위스 프랑화 표시 채권 금리는 연 0.250%로, 그동안 국내 기업이 발행했던 스위스 프랑 글로벌본드 가운데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는 2014년 3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5년6개월 만기 1억프랑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던 수출입은행보다도 금리가 0.875%포인트 낮다. 당시 수출입은행은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보수적인 유로지역과 스위스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 기관들이 발행한 글로벌본드 금리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났다. 지난달 24일 광물자원공사는 4억2500만달러 규모 5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연 3.00% 금리로 발행했다. 이에 앞서 3월 31일에는 산업은행이 5000만달러 규모 5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연 2.76%로 발행했다. 같은 달 신한은행과 석유공사는 5억달러 규모 5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2.875%에 발행했다. 도로공사가 발행하는 글로벌본드에 보수적인 스위스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진 배경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2년6개월 만의 한국물 재발행 등이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투자하지 않겠다던 한 투자자는 북핵 이슈가 가라앉고 대통령선거가 끝난 이후 5000만프랑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며 대선 전후 분위기 변화를 전했다. 2014년 12월 도로공사가 2억2000만프랑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이후 2년6개월 만에 국내 기관이 스위스 프랑 표시 채권 발행을 재개했다는 점 또한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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