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글로벌 펀드 자금, 인도·유럽으로 이동중
입력 2017-05-09 20:45 
글로벌 펀드 자금이 최근 신흥국과 유럽 주식으로 꾸준히 이동하고 있다. 외국인 주도로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점을 갈아 치우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의 상당수가 신흥국에 배당된 펀드 자금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한국에만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에선 최근 3주 연속 자금이 빠졌다. 아직은 외국인의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강도가 '강력 매수(스트롱 바이)'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9일 매일경제신문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를 통해 최근 한 달 글로벌 펀드 자금 동향을 분석한 결과 신흥국 주식으로 자금 유입이 4주 연속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 지역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로는 지난주(4월 27일~5월 3일) 16억1000만달러(1조8000억원)가 유입됐다. GEM 펀드에서 한국은 약 1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흥국 가운데서는 인도로의 자금 유입이 가장 뚜렷한 모양새다. 4주 연속 인도 주식 펀드로 총 8억3000만달러가 들어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경제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인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주식시장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신흥국 펀드를 통해서는 자금이 들어오지만 한국에만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코리아 펀드)에선 3주 연속 자금이 빠지고 있다. 3주 동안 6억5000만달러가 빠져나간 것이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전망은 '비중 확대(오버웨이트)'나 '비중 축소(언더웨이트)'도 아닌 일반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흥국 펀드에서 한국에 분배된 금액이 한국 전용 글로벌 펀드에서 유출된 금액보다 많고, 펀드가 아닌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대해 '순매수'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선진국 가운데서는 미국과 일본 지역은 자금 움직임이 주간 단위로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는 138억2000만달러가 유입됐지만 같은 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는 93억4000만달러가 이탈했다.
반면 유럽 펀드로는 4주 연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총유입 규모는 50억6000만달러다. 유럽 지역의 경기지표 호조에다 프랑스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당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제거되면서 단기적으로 유럽으로 추가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나 프랑스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 국면에 접어든 것이 글로벌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미국 연방준비제도발 불확실성(급격한 금리 인상) 등 주의해야 할 요소가 있지만 당분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글로벌 펀드 움직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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