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세먼지 전방위 습격…18만원 상당의 초고가 마스크까지 등장
입력 2017-05-09 10:43  | 수정 2017-05-09 15:05
사진=연합뉴스


짙은 미세먼지는 사람의 기관지와 폐 뿐 아니라 가계 살림살이까지 옥죄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노출을 최대한 줄이려면 최소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대의 공기청정기가 필요하지만, 경제 사정이 만만치 않은 서민들은 값싼 마스크에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수개월, 수년간 누적되면 결국 빈부에 따른 '호흡기 건강 격차'가 현실화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9일 현재 포털사이트 등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검색하면, 수십 원 부터 수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마스크를 고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검증된 'KF80', 'KF94' 등 인증 제품은 최소 2천 원 안팎은 줘야 살 수 있습니다.

가족 전체가 아닌 개인으로만 따져도, 하루 한 개씩 사용한다면 한 달 6만 원의 비용이 드는 셈입니다.

수 천 원짜리 마스크가 일회용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상당수 소비자가 아까운 마음에 이틀, 사흘 정도 더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경제적 부담 탓에 제대로 미세먼지를 거를 수 없는 일반 마스크를 찾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비(非) 인증' 마스크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증가했습니다.

인증마스크 증가율(660%)과 비교하면 훨씬 낮지만, 싼값에 끌려 미세먼지를 막지 못하는 마스크를 사서 쓰는 사람들도 꽤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심지어 일반 마스크 중에서는 1개 가격이 20원에 불과한 제품도 있습니다.

티몬 관계자는 "인증 없는 일반 마스크 가운데 약 15% 정도가 중국산"이라며 "미세먼지에 대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수요는 꾸준히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민들은 고가의 공기청정기를 대신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기 정화' 식물을 들여놓기도 합니다.

실제로 티몬에서는 지난달 공기 정화 식물 매출이 1년 전보다 13% 불었습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차량용 필터를 창문에 붙여 미세먼지를 막는 법' 등의 저렴한 자구책이 공유되는 현실도 같은 맥락입니다.

전문가들은 보다 '확실한' 미세먼지 대책으로 '공기청정기' 사용을 권하지만, 서민 입장에서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요즈음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인기를 끄는 'LG전자 퓨리케어(AS281DAW)' 공기청정기의 가격은 온라인에서 96만~190만 원 수준이고, 티몬에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팔린 공기청정기 '삼성 블루스카이 5000(AX60K5580WFD)'의 가격대도 40만 원대 후반입니다.

물론 20만~30만 원대 보급형 저가 공기청정기도 있지만, 고가 제품들과 어느 정도 정화 능력의 차이가 있다는 게 유통업체들의 설명입니다.

한 달 2만~5만 원 정도의 렌털료(임대료)를 내고 공기청정기를 빌려 쓰는 방법도 있지만, 하루 이틀 사용할 제품이 아닌 만큼 수년 동안 임대하면 이 비용 역시 수백만 원에 이릅니다.

더구나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한 가정에서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두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럴 경우 '맑은 공기'를 위한 지출 규모는 두 세배로 뜁니다.

마스크 하나의 가격이 거의 저가형 공기청정기와 맞먹는 제품도 있습니다.

갤러리아 명품관이 지난 3월 선보인 영국산 마스크 '프레카 플로우'의 가격(교체형 필터 2개 포함)은 무려 18만6천 원에 이릅니다.

가격은 거의 20만 원 수준이지만, 최근 미세먼지 경보가 잦아지면서 하루 10개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게 갤러리아측의 설명입니다.

미국산 '보그 마스크'의 가격도 일반 미세먼지용 일회용 마스크의 10배가 넘는 2만9천500원입니다.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하루 2시간씩, 최대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고, 세척을 통해 재사용까지 가능합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최근 하루 평균 300만 원어치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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