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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훈풍 타고 증권·금융株 `훨훨`
입력 2017-05-04 17:43  | 수정 2017-05-04 20:14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장이 뚜렷해지자 증권과 은행주의 질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 KB금융·하나금융지주 같은 대형 금융주뿐 아니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주가 줄줄이 최근 1년 새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2분기 증권사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은행들도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최근 7거래일간 코스피가 3.1% 상승하는 동안 증권 업종은 6.3% 올라 2배 이상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은행 업종은 2.1% 올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부터 KB금융, 하나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주 주가가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권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금융주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루 10조원대를 웃돌던 과거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4월 이후 코스피 상승세와 맞물려 연초 대비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올해 2분기 증권 계열사들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최고치인 6조55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주에도 일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이 5조5000억원에 육박한 데 이어 5월 첫주 연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은 연일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주식 거래대금이 늘어나면 증권사 중개수수료 수익이 늘어난다. 또 저금리에 지친 시중 자금이 펀드·주가연계증권(ELS) 같은 금융투자 상품으로 이동하면서 상품 판매수수료까지 불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B금융은 이날 5만2300원까지 올라 최근 5년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KB통합증권사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올해 하반기 KB캐피탈과 KB손해보험까지 KB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은행 채널망을 중심으로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시너지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KB금융 목표주가를 최고 6만9000원까지 올려놓은 상태다.
증권주 가운데서는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중소형주들이 4%가 넘는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메리츠금융지주 역시 메리츠종금증권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증권주는 대세 상승장의 최대 수혜주로 손꼽힌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은 "점포망이 넓은 대형 증권사는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날 경우 매매 중개(브로커리지)에 따른 이익 확대폭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 증권사 주가는 코스피가 2000선에 도달하던 2007년 이후 답보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가지수가 제자리걸음을 함에 따라 강점으로 꼽히던 점포망이 도리어 높은 유지비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을 갉아먹는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 활황세로 인해 기존 마이너스 요인이던 영업망이 이익을 내는 효자로 돌변하게 된 양상이다.
증권사 새 먹거리로 꼽히는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
다만 은행·증권주에 대한 무조건적인 낙관은 금물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 IT 하드웨어, 반도체 섹터가 일방적으로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극단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 업종도 과매수 상태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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