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책을 통해 청춘들과 소통하고 싶었어요."
핵심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에는 수요와 공급, 합리성과 효율성 등 차가운 전통경제학으로 머리를 무장한 공무원들만 모여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청춘들에게 '희망'과 '기대', '감성의 조화' 등 언뜻 경제학과 어울리지 않는 내용들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풀어낸 이가 있다.
지난 1일 신간 '경제적 청춘'(부제: 경제학의 관점으로 보는 청춘의 선택과 기회)을 펴낸 조원경 국제금융심의관이 그 주인공이다. 해당 도서는 출간 첫주부터 '교보문고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10' 순위권에 진입했다.
조 국장은 4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청춘들은 과도한 경쟁 속에 내몰린 나머지 무엇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에 내동댕이쳐져 있다"며 "그럼에도 청춘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고, 눈앞에 펼쳐지는 경제적 상황을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방법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며 집필이유를 밝혔다.
'경제적 청춘'이란 무엇일까. 얼핏 이해타산적 청춘이라고 읽히기 쉬운 제목에 대해 저자는 "흙수저-금수저, 헬조선 등 기존 한국사회 절망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앞으로 다가올 불확실성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는 2030들을 경제적 청춘이라고 생각했다"며 "단순히 위로받는 청춘이 아닌 우리 앞의 문제들, 청년실업이 왜 발생했고 왜 힘든지를 이해하고 앞으로 닥칠 세상을 경제적 주체로서 헤쳐나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의 '만족화 행동원리'가 한 예다.
조 국장은 "청춘들이 단순히 효용극대화가 아닌 스스로 만족하는 주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기대라는 걸 정말로 포기하지 말자, 여러 한계들이 있지만 더 나은 사회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살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라고 말했다. 기성세대와 달리 주체적으로 자기를 사랑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교감, 협업과 팀웍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청춘들이 이 사회에 많아져야 한다는 지론을 펼친 셈이다. 이른바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인 셈이다.
지난해 펴낸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이 노벨경제학 수상자들을 병렬로 해설한 책이라면, 이번 서적은 '청춘'을 독자로 놓고 연애, 결혼, 재테크 등 주제에 대해 경제학자들의 관점을 쉽게 풀어쓴 점이 특징이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 리스크의 부상, 북한 둘러싼 미-중간 갈등 등 국제정세 변동과 4차산업혁명의 파고까지 대선에서 이슈가 된 주요 이슈들까지 녹여 최신의 시의성을 더한 노력이 돋보인다.
조원경 국장은 최근 프랑스 재무부와 함께 G20 국제금융체제 실무그룹 회의 공동의장으로 오는 7월 G20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국제금융체제 발전을 위한 주요 의제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책은 바쁜 공직 생활 와중에 중간중간 시간을 내 쓴 글을 모은 것이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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